‘팝전설’빌리조엘첫내한인터뷰“피아노맨과함께”

입력 2008-11-07 07: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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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1억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고 그래미상을 다섯 차례나 수상한 싱어송라이터 빌리 조엘이 한국을 찾는다. 15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역사적인 첫 내한공연을 갖는 빌리 조엘. 15년 동안 신곡을 발표하지 않았음에도 ‘팝의 전설’로 남아있는 그와 전화인터뷰를 가졌다. -오랜만에 아시아 무대, 특히 한국이라는 나라의 무대에 오르는 느낌이 어떤가. “일본을 제외하고는 그 동안 아시아에서 공연을 진행한 적이 없었다. 이번에는 홍콩과 서울에서 팬들을 만나게 돼 기쁘다. 한국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팬들이 당신의 히트곡을 듣기 위해 공연장을 찾을 텐데 ‘어니스티’, ‘저스트 더 웨이 유 아’, ‘업타운 걸’ 등을 들을 수 있나. “나의 노래들은 한국의 ‘올드’ 팬처럼 ‘올드’하다.(웃음) 오래된 기억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셨으면 한다.” -15년 동안 신곡을 발매하지 않았음에도 ‘팝의 전설’로 남아 있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내가 이제까지 가장 많이 받아본 질문들 중 하나다.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인기를 유지 할 수 있느냐?’, ‘그 비밀은 무엇이냐’. 난 정말 내가 그렇게 음악적으로 성공을 거두고, 나의 곡들이 그렇게 좋은지 잘 모르겠다. 난 정확한 키를 맞춰서 노래를 부를 줄 알고, 작곡을 할 수 있고, 공연을 나 스스로 즐기며 무대에 설 수 있을 뿐이다. 아마 이러한 것들이 나를 경쟁력 있는 사람으로 만든 것이 아닌가 한다. 또 내 나이 또래에서는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 나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피아노맨’이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피아노 맨’이라는 타이틀을 싫어한 적은 없다. 내가 피아노를 치는 것을 사람들도 좋아하고, 수많은 피아노 맨들 중에서 나를 ‘피아노 맨’으로 지칭한다는 것은 내가 그만큼 아이콘이란 얘기가 아니겠는가.” -‘피아노맨’은 이번 공연에서 들을 수 있나. “아마 맨 마지막쯤에 들으실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각 도시마다 관객 분위기가 달라서 가끔 함께 부를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는 곳도 있고, 어떤 곳은 아주 크게 불러주는 곳도 있다. 한국에서는 함께 부를 수 있었으면 한다.” -첫 내한공연인데 한국에 대해 아는 것이 있나? “이번 공연을 통해서 음식이나 문화를 알기에는 짧은 기간이지만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 나의 아내가 요리에 일가견이 있다. 아마 그녀가 많이 알고 있을 것이다.” -60세 나이에도 무대를 사로잡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지. 체력 관리 비법은 뭔가. “우선 내가 무대에 서는 일을 좋아한다. 나도 좋아하는 일을 하고, 관객들이 함께 좋아하면 환상적인 일이 아닌가. 따로 체력관리를 한다고 말할 순 없지만 나의 취미는 빈티지 오토바이를 수집하는 것과 요트를 만드는 거다.” -요즘 근황은? “내년에는 엘튼 존과 함께 ‘페이스 두 페이스 투어’를 다시 진행할 예정이다. 여러분들이 또 다시 무대 위에서 두 대의 피아노를 두고 함께 노래 부르는 두 사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에는 대통령 후보였던 버락 오바마를 지지하는 공연을 브루스 스프링스턴과 함께 했다. -공연 연출에 직접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솔직히 내가 주문할 건 없다. 나의 공연은 세계 최고라고 말할 수 있는 제작팀이 만들어 내는 무대이다. 항상 준비가 완벽히 되어 있다. 특히 스티븐 코헨은 최고다. 한국 팬들에게는 낯선 이름이겠지만 이번 무대를 통해 느껴봤으면 한다.” -공연 징크스가 있나. “공연 전에는 음식을 먹지 않는다. 왜냐하면 노래를 부르면서 음식을 소화시키고 싶진 않다. 이것이 첫 번째 이유이고 두 번째는 음식이 소화되면서 약간 쳐지는 것 같아 싫다. 그래서 약간 공복에 공연을 한다. 잘못 정신을 놓으면 ‘저스트 더 웨이 유 아’ 같은 노래를 부를 때 헤매게 된다. 호텔에 있었던 룸서비스 메뉴가 뭐였는지 생각도 가끔 한다.” -셰이 스타디움의 마지막 공연 티켓이 10만 달러에 암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에 자신은 그럴만한 가치가 없다고 얘기했다. 자신에 대해서 스스로 가치를 매긴다면? “어렵다. 나는 아직까지 비평가들에게는 그냥 느끼한 발라드를 부르는 사람으로 불려질 때도 있지 않은가. 그런 평가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지만, 나처럼 이렇게 오랜 시간 계속 활동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갑자기 아이콘이 된다.” -인생에서 이뤄낸 가장 큰 자랑거리와 후회를 꼽는다면? “나의 자랑거리는 나의 딸 알렉샤이다. 항상 사랑하고 예뻐하지만 뮤지션으로 활동하기 위해 열심히 하는 것이 자랑스럽다. 가장 큰 후회라면 내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이 상처를 받았던 일이 아닐까 한다. 난 정말 그런 일이 많았던 것 같다.” -당신이 한창 활동을 할 때 태어나지도 않았던 팬들이 나이 지긋한 팬들과 함께 공연장에서 환호하는 걸 보면 어떤가? “아무래도 가사 때문이 아닌가 한다. 인생에서 누구나 살아가면서 느낄 수 있는 느낌들을 복잡하게 꾸미지 않고 쓰는 편이다. 내가 지금은 비록 나이가 60에 가깝지만 그 가사를 부를 때면 나는 17살, 21살 또는 35살이기도 하다. 그래서 아마 나이 어린 팬들도 가끔 있지 않나 한다.” -공연을 기다리는 한국 팬들에게 한 마디. “이제 조금 뒤면 나도 처음 한국에 가게 돼서 여러분들을 만나게 된다. 내가 느끼는 이런 설렘을 여러분도 가지고 공연장으로 오셨으면 한다. 나의 노래와 연관된 좋은 기억들을 많이 가지고 오면 내가 라이브로 불러주겠다. 나와 함께 하는 밴드들도 여러분을 위해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포츠동아 김원겸 기자 g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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