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모의Black&White]한국바둑리그까칠하게분석하기

입력 2008-11-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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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규모 35억원으로 세계 최대의 프로바둑대회인 KB국민은행 2008 한국바둑리그의 정규시즌이 이번 주로 8개월간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게 됩니다. 8개 팀이 출사표를 던졌던 올해 리그 역시‘이것이 승부다’라는 기전 모토에 부끄럽지 않게 불꽃 튀는 명승부 열전으로 바둑팬들의 눈과 귀를 쏙 사로잡았지요. 한국바둑리그는 국내 기전 중 유일하게 ‘한바폐인(한국바둑리그폐인)’이라는 말을 낳을 정도로 인기가 높은 대회입니다. 올 포스트시즌에는 신성건설과 영남일보, 월드메르디앙, 제일화재가 초대를 받았습니다. 남은 네 팀은 안타깝지만 집으로 돌아가(바둑에는 당연히 동계훈련이란 것이 없지요) ‘그들만의 잔치’를 구경해야 합니다. 국내 최고의 기사들만 가려 모아 벌인 2008년 한국바둑리그 정규리그. 8개 팀이 보낸 8개월의 시즌을 조금은 ‘까칠하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① 신성건설 박영훈·목진석의 쌍끌이가 리그 수위를 이끈 원동력. 팀 전원이 한결같이 모두 잘 뒀다. 하긴, 그러니까 1위겠지. ② 영남일보 팀워크가 미처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초반 불의의 기습을 받고 휘청. 그러나 곧 정신을 차린 뒤 무지막지한 뒷심을 발휘해 2위까지 치솟았다. 2007년 챔피언팀의 힘이다. ③ 월드메르디앙 원성진, 한상훈, 박승화, 박정환 등 젊은 친구들의 분전이 눈부셨다. 다만 유창혁의 지독한 부진이 팀의 발목을 잡았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유창혁의 ‘재활’이 관건이다. ④ 제일화재 이세돌·최철한이라는 세계 최강의 투톱을 지닌 팀. 머리는 싱싱한데 하체가 부실했다. 그나마 버텨주던 류동완이 후반에 무너지면서 순위가 내려앉고 말았다. ⑤ 울산 디아채 강동윤이 보석처럼 빛났지만, 안타깝게도 혼자 빛났다. 주장 백홍석이 몸값을 다 못했고, 믿었던 김기용이 초반 연패를 당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⑥ 티브로드 신생팀으로는 무난한 합격점! 서봉수 감독을 비롯해 팀원, 구단이 똘똘 뭉쳐 첫 해 농사를 잘 지었다. 내년도 돌풍이 예상되는 팀이다. ⑦ 한게임 전원이 ‘고르게’ 부진했다. ‘한국바둑리그의 사나이’로 불린 이영구도 힘을 못 썼다. 믿었던 도끼가 반타작 언저리에서 헤매는 동안 팀도 수렁 속에서 몸을 뒤척였다. ⑧ 킥스 이창호-조훈현 사제의 동반부진이 팀 몰락의 원인을 제공했다. 다른 기전에서 펄펄 날아다닌 이창호가 한국바둑리그에서는 승률 30%대에서 놀았으니, 더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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