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프로배구단출범…공정배감독출사표

입력 2008-11-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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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에는 한전 직원들과 가족들이 한숨짓는 일은 없어야죠.” KEPCO 45(한국전력)가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전 본사에서 프로배구단 출범식을 가진 가운데 공정배 감독은 “희망과 꿈을 주는 배구를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만년 꼴찌후보 KEPCO 45는 70-90년대 실업배구 시절만 해도 전통의 강호로 명성을 떨쳤지만,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상무와 함께 줄곧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2007-2008시즌에는 상무전에서 거둔 3승을 포함해 총 4승(31패)을 챙기는데 그쳐 최하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달라졌다. 5월 프로화를 선언한 이후 신인 드래프트에서 최일규(세터), 최석기(센터) 등 수준급 신예를 6명이나 영입했다. 그간 10명 안팎의 단촐한 선수단을 근근하게 꾸려온 과거를 생각한다면 엄청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정상 궤도에 진입할 때까지 짧게 3년, 길게 5년까지 내다본다는 공 감독은 “올 V리그에선 각 구단을 상대로 한 번씩 이기겠다”며 “내년 시즌에는 두 자리 이상의 승수를 쌓아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나 단순히 승수만을 쌓고 플레이오프에 오르는 게 공 감독의 최종 목표는 아니다. “우리가 우승을 하겠다고 허풍을 떨면 남들이 욕하지 않겠느냐”고 농담을 던진 그는 한 가지 일화를 소개했다.작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홈경기를 치를 때 한전 직원들이 단체 응원을 왔는데, 아버지를 따라 온 꼬마 팬이 “아빠 회사는 왜 저래?”라고 꼬집었단다. 그 때의 충격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는 공 감독은 “이젠 어린이 팬들이 실망하는 모습을 보기 싫다”며 “큰 욕심은 없지만 천천히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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