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WC예선>자신감찾은사우디전,본선행청신호

입력 2008-11-20 06: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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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속에 출발했던 중동원정은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허정무호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안방에서 2-0 완승을 거두며 19년 만의 치욕을 씻어내는데 성공했다. 지난 1989년 이탈리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사우디에 승리를 거뒀던 한국은 이후 6경기에서 3무3패를 기록, 19년 동안 승리를 안지 못하는 부진에 시달려왔다. 그러나 월드컵 7회 연속 본선 진출의 명운을 걸고 사우디의 안방 리야드에 입성한 허정무호는 차분한 준비 끝에 짜릿한 완승을 거두며 남아공행 앞길을 밝혔다. 이번 승리는 단순히 1승을 추가하는 것 뿐만 아니라, 최종예선 초반 레이스에서 경쟁 상대로 꼽혔던 사우디, 이란을 제쳤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또한 그동안 좋은 경기 내용을 보이고도 승리를 얻지 못했던 허정무호에 새로운 자신감을 선사할 전망이다.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온 사우디의 강공에 애를 먹었다. 전반 4분 코너킥 상황에서 결정적인 실점 장면을 넘긴 한국은 이후 분위기를 추스렀다. 안정을 찾은 한국은 최전방에 선 스트라이커 정성훈(29, 부산)에게 중앙수비수 레다 투카르와 오사마 하우사위 2명이 달라붙는다는 점을 간파, 정성훈에게 신경을 쓴 나머지 뒷공간을 허용하는 사우디 수비진의 약점을 파고드는 크로스로 찬스를 만들어갔다. 정성훈은 몸을 사리지 않는 공중경합으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소화해냈다. 정성훈과 투톱으로 이날 경기에 나선 이근호는 후반 32분 문전 혼전 중 볼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으로 선제 결승골을 기록, 이날 경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후반 27분 정성훈을 대신해 그라운드에 나선 박주영(23, 모나코)은 활발한 움직임 끝에 후반 46분 감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슛으로 사우디의 골망을 재차 흔들어 2-0 완승을 마무리했다. 미드필드 진영에서는 ´캡틴´ 박지성(27,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청용(20, 서울)의 활약이 돋보였다. 박지성과 이청용은 측면 중심으로 전개된 사우디의 공격예봉을 잘 차단하며 공수에 걸쳐 맹활약, 한국의 2-0 승리를 도왔다. 박지성은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2명이 달려든 사우디 수비진 사이로 드리블을 펼쳐 문전 쇄도하는 공격수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는 등 프리미어리거다운 경기력으로 찬사를 받았다.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김정우(26, 성남)와 기성용(19, 서울) 역시 칼리드 아지즈와 아메드 아티프의 패스를 잘 차단하며 제 역할을 충실히 했다. 이영표(31, 도르트문트), 강민수(22, 전북), 조용형(25, 제주), 오범석(24, 사마라) 등 포백은 전반 초반 잠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협력수비를 바탕으로 사우디의 투톱 나이프 하자지와 파이잘 알 술탄의 발을 묶어 무실점 승리를 도왔다. 이날 선발출장해 A매치(국제경기) 100회 출장을 기록한 이영표는 오범석과 함께 노련한 수비운영으로 안정감 있는 활약을 선보였고, 역습상황에서 사우디의 측면을 파고들며 한국의 공격에 힘을 보탰다. 지난 7월 28일 일본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2007 3, 4위 결정전 이후 1년 4개월여 만에 A매치(국제경기)에 복귀한 이운재(35, 수원)는 사우디 홈팬들의 광적인 응원에 전반 초반 흔들리던 어린 수비수들을 잘 이끌며 무실점 복귀전으로 지난날의 아픔을 씻었다.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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