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WC예선>해외파3인방, 19년징크스격파의원동력

입력 2008-11-20 04: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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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파의 경험과 실력이 무패 기록을 20년으로 늘리겠다던 사우디 감독의 바람을 짓밟았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20일 오전 1시35분(이하 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 파하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3차전 사우디와의 경기에서 후반 32분 터진 이근호(23, 대구)의 선제골과 종료 직전 박주영(23, AS모나코)의 추가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19년간 사우디와 6번 만나 3무3패의 초라한 성적을 거둔 한국은 이 날 승리로 지긋지긋한 ´사우디 징크스´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했다. 이 날 승리의 중심에는 해외파 선수들의 활약이 자리잡고 있었다. 한국 축구의 아이콘이자 세계적인 명문 클럽인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 활약 중인 박지성(27)은 최근 리그에서 보여준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가며 징크스 탈출의 선봉에 섰다.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박지성은 경기 내내 활발한 움직임으로 사우디 수비진을 헤집고 다녔다. 사우디의 공세가 거세던 전반 초반 박지성은 상대 수비 3명 사이를 돌파하며 분위기 반전의 발판을 마련하며 주장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박지성의 활약은 후반 들어 더욱 빛났다. 그는 ´산소 탱크´라는 별명답게 오른쪽과 왼쪽을 가리지 않고 그라운드를 누비며 동료 공격수들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시종일관 수비진을 괴롭히던 박지성은 후반 32분 이근호의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오른쪽 측면에서 이영표의 패스를 받은 박지성은 골키퍼 가랑이 사이로 슛을 시도했고 수비수에 맞고 굴절된 볼은 문전에 자리하고 있던 이근호에게 정확히 전달돼 이 날의 결승골로 이어졌다. 올 여름 프랑스리그에 진출한 박주영 역시 ´슈퍼 서브´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해냈다. 리그 일정으로 인해 가장 늦게 대표팀에 합류한 박주영은 시차 적응과 선수들과의 호흡 문제로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뛰고 싶은 마음을 접어둔 채 벤치에서 동료들을 응원하던 박주영은 결정적인 한 방으로 허정무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후반 28분 정성훈(29, 부산)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은 박주영은 1-0으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후반 추가 시간, 감각적인 오른발 슛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는 이영표(31, 도르트문트) 역시 자신의 진면목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사우디전을 통해 100번째 A매치에 나선 이영표는 박지성과 함께 왼쪽 측면을 책임지며 공·수에서 맡은 몫을 다해냈다. 특히, 그는 수비 뿐 아니라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이근호의 골에 기여하며 ´센추리 클럽´ 가입을 자축했다. 러시아 프리미어리거에서 뛰는 오범석(24) 역시 오른쪽 다른 수비 선수들과 함께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각자의 소속팀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린 해외파들의 플레이가 그 어느 때보다 밝게 빛난 하루였다.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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