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져’,데니안경험담?‥두여자를사랑할때

입력 2008-11-22 14: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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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딱 한번 있었어요. 두 여자를 동시에 사랑한 적이요. 제가 원래 사랑하면 상대에게 올인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절대로 한눈 안 팔아요. 그런데 그때는 여자친구와 자주 다투는 시기였어요. 별 것 아닌 걸로 대립각을 세우곤 했었으니까요.” “그런데 제가 만난 다른 여성은 여자친구와 정반대인 거예요. 제가 투덜대는 것을 다 받아주고 편안하게 해줬어요. 물론 그때 다시 여자친구에게 돌아왔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여자 분한테 마음으로 의지하고 기대고 했던 게 사랑이 아니었을까 해요.” 그룹 ‘god’의 데니 안(30)이 아니다. 연극배우 데니 안이다. 연기를 시작한지 1년도 안 돼 배우로 훌쩍 성장했다. 올해 3월 연극 ‘클로져’로 처음 무대에 섰다. 이후 연극 ‘나생문’, ‘벚꽃동산’ 등을 거쳐 12월 다시 ‘클로져’로 돌아온다. 낯설고 긴장했던 처음 그곳으로 돌아와 성장하고 발전한 자신의 모습을 증명한다. 달라진 점이 눈에 보일 정도로 많다. 대사에 유쾌함과 여유, 당당함이 묻어난다. 연기에 대한 감, 이제는 좀 잡히는 것 같다. 무대 위의 감정 표현도 컨트롤 가능해졌다. 데니 안이 ‘클로져’에서 맡은 역은 스트립 댄서 ‘수빈’과 사진작가 ‘태희’를 동시에 사랑하는 작가 지망생 ‘대현’이다. 수빈은 길가다 첫눈에 반해 동거하는 사이고, 수빈의 인생 이야기를 쓴 책의 표지사진을 찍으러 갔다가 태희와 사랑에 빠졌다. “수빈은 대현이 보호해줘야 하고, 무언가를 해줘야 하는 소녀처럼 여리고 아름다운 여자예요. 반대로 태희는 대현이 기댈 수 있는 여자죠. 남편이 있는 태희는 대현에게 집착하지 않아요. 자신에게 자유로움을 줘서 오히려 대현이 마음껏 사랑할 수 있는 여자예요”라고 이해했다. “한마디로 이 여자는 이래서 좋고, 저 여자는 저래서 좋은 거죠. 동시에 두 여자를 사랑하는 것,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래도 두 여자를 동시에 소유하고픈 대현의 복잡 미묘한 내면을 어떻게 그렇게나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을까. 태희가 남편을 떠날 수 없다며 대현에게 이별을 고할 때는 사이코 경지에 오른 집착을 보인다. 데니 안이 그런 장면을 훌륭히 연기 해낸다는 말이다. 경험으로 자연스레 다져진 내공일 수밖에 없다. “사실 대현처럼 여자친구한테 집착했던 때가 있었어요”라는 고백이다. “여자친구의 전 연인에 관해 사소한 것까지 캐물었죠. 알고 나면, 궁금증만 풀면, 홀가분해질 줄 알았거든요. 사실 그게 그렇지가 안잖아요. 알게 되면 계속 생각하고, 상상하고, 더 괴로워지는 거죠. 대현이 지금 딱 그래요. 현실에서의 나는 그 단계는 넘어섰죠.” 연기에 처음 발 디뎠던 때를 회상하는 여유도 보였다. “올해 초에 영화 찍으면서 연기를 시작 했다고 할 수 있죠. 아무 준비도 없었어요. 그냥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었고, 영화 제안이 들어와서 했죠. 영화가 스크린에 걸리던 순간 어디론가 숨고 싶었어요. 내 어색한 연기를 사람들이 본 다는 것, 생각만으로도 끔찍했죠.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대로 연기를 배워야한다는 것을 깨달았죠.” 제대로 연기를 배우는 방법으로 드라마도, 영화도 아닌 연극을 선택했다. “연기를 제대로 배우기에는 연극이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이었어요. 무대에 설 때의 두려움 정도는 이제 극복한 것 같아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죠”라며 겸손하다. “남들은 30대에 연기를 갓 시작해서 초조함 같은 것이 없냐고 묻는데 전혀 그런 건 없어요. 나이가 많든 적든 연기를 잘 할 수만 있다면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연기자로 당당히 인정받고 싶어요.” 진지한 데니 안이다. 그래도 가수다. “집에서 TV로 가요프로그램 볼 때마다 ‘아 나도 저기 서야 되는데’ 수십번 되뇌어요. 솔로 앨범을 구상하고 있기는 해요. 지오디 음반도 생각 중이구요.” 욕망과 감정에 충실한 네 남녀의 적나라한 사랑 이야기, 치명적인 솔직함으로 서로를 할퀴고 상처 입히고 자신도 딱 그 만큼의 고통을 받는 연극 ‘클로져’는 12월5일부터 내년 2월8일까지 서울 대학로 SM 아트홀로 가면 볼 수 있다. 정보석, 이항나 , 배성우, 고영빈, 김유진, 진서연, 배진아 등이 극을 풀어간다. 업그레이드 된 데니 안을 보는 것은 덤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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