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다큐붐…눈이즐겁다

입력 2008-12-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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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다큐멘터리의 전성시대가 열렸다. 적은 제작비와 소재의 한계로 국내에서는 불모지와도 같았던 다큐멘터리가 공룡, 북극 등 다양한 분야로 눈을 돌리면서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최근 EBS가 방송한 3부작 ‘한반도의 공룡’(연출 한상호, 민병천)은 16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8만년 전 백악기 한반도에 살았던 공룡의 모습을 순수 국내 기술로 재현해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관심을 반영하듯 1부는 EBS가 방영한 다큐멘터리 중 가장 높은 2.9%(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를 기록했다. ‘한반도의 공룡’ 성공으로 명품 다큐멘터리를 향한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MBC와 KBS도 7일부터 특별기획 ‘북극의 눈물’과 ‘누들 로드’를 나란히 선보인다. 7일 밤 10시35분 첫 방송하는 3부작 ‘북극의 눈물’(연출 허태정, 조준묵)은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사라지는 북극의 급격한 변화를 북극곰의 생활에 빗대 살피는 환경 다큐멘터리다. MBC는 2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북극곰의 행동을 9개월 동안 촬영했다. 그 동안 북극과 남극을 다룬 다큐멘터리는 간간히 제작됐지만 ‘북극의 눈물’은 북극곰이라는 상징적 존재를 관찰하면서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경고한다. 뜬구름 잡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친근한 대상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시청자의 눈길을 끌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360도 회전 항공촬영도 특징. 이를 통해 제작진은 바다표범 사냥에 나선 북극곰의 사투와 현지인들도 보지 못했다는 빙산에 기어오르는 북극곰의 모습을 국내 방송사상 처음으로 화면에 담는 데 성공했다. 내레이션을 맡은 배우 안성기는 제3의 화자가 아니라 북극곰으로 의인화해 목소리 연기를 펼친다. 지난해 ‘차마고도’의 성공으로 격조 높은 다큐멘터리 제작에 더욱 공을 들여온 KBS는 7일 오후 8시부터 매주 일요일마다 1TV를 통해 6부작 ‘누들로드’(연출 이욱정, 염지선)를 방송한다. 동서양의 문명을 잇는 실크로드와 비견되는 ‘누들로드’는 아시아 면(국수)의 발달사를 통해 문명의 이동을 짚는 내용. 아시아와 유럽 10개국을 찾아다닌 제작진은 2년의 취재 기간 동안 면으로 발생한 다양한 문화를 꼼꼼하게 담았다. 2500년 전 신장에서 처음 만들어 먹은 국수가 태국 등을 거쳐 유럽으로 전파되는 과정은 첨단 컴퓨터그래픽으로 재현했고 가수 윤상은 서정적인 배경음악을 더했다. ‘누들로드’는 ‘차마고도’가 이룬 작품성을 잇는 다큐멘터리로 방영 전부터 관심을 끈다. 이를 증명하듯 프로그램이 완성되기 전부터 세계 8개국에 먼저 판매됐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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