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마지막수놓은‘위대한모정’…MBC휴먼다큐‘사랑’

입력 2008-05-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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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TV에서는 임종 장면을 그대로 방송하는 것을 금기시했다. 픽션인 드라마는 몰라도 다큐멘터리나 뉴스에서 숨을 거두는 장면이나 그 후의 모습을 내보내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었다. 그러나 17일 방송에서는 이러한 오랜 관행이 깨어졌다. 17일 방송된 MBC 4부작 휴먼 다큐멘터리 ‘사랑’의 첫 회 ‘엄마의 약속’에서 눈물겨운 암과의 싸움을 펼치던 안소봉 씨가 세상을 떠나는 장면이 그대로 방송됐다. 이 다큐멘터리의 연출자 김새별 PD가 안 씨의 마지막 순간을 그대로 카메라에 담아 방송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김새별 PD는 18일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마지막에 생명의 끈을 놓는 그 순간에도 딸의 이름을 듣자 다시 눈을 뜨는 안 씨의 절절한 모정을 전하고 싶었다”며 “임종 장면을 넣을지 말지 고민했지만 가족들도 방송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17일 방송이 끝난 후 김 PD는 한 통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고 한다. 발신인은 안소봉 씨의 남편인 김재문 씨. 아내를 떠나보내고 홀로 남은 김 씨는 아내가 힘겹게 지내왔던 1년여의 투병 생활을 담은 이날 방송을 보고 “이제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글을 문자 메시지를 통해 김 PD에게 보냈다. 연작 휴먼 다큐멘터리 ‘사랑’은 2006년부터 3년째 방송하는 기획이다. 지난해 방송에서는 출산 하루 만에 위암 말기 판정을 받은 안 씨의 기구한 사연을 처음 전했는데, 올해 같은 제목으로 귀여운 딸의 돌잔치만이라도 보고 싶었던 안 씨의 진한 모정을 카메라에 담아 방송했다. 딸 소윤이를 향한 안 씨의 절박한 모정을 1년 동안 곁에서 지켜본 김 PD는 편집하면서도 수없이 본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17일 본 방송을 가족과 함께 보며 다시 한 번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유가족이 마지막까지 제작진에게 당부한 간절한 부탁이 떠올라서였다. 김 PD는 18일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가족들은 소봉 씨가 떠났다고 해서 방송을 보는 사람들이 절망을 느끼지 않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며 “가족은 소봉 씨가 남긴 딸 소윤이를 통해 희망을 전하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누구나 경험하고 느끼는 모성을 그려서일까, 시청률도 반응했다. ‘엄마의 약속’은 토요일 심야 시간인 밤 10시 50분 방송했지만 이례적으로 전국 시청률 11.5(TNS미디어코리아 집계)를 기록했다. 평소 같은 시간대 시청률이 10가 안 되는 것과 비교하면 크게 높은 수치이다. 한편 4부작 휴먼 다큐 ‘사랑’은 17일에 이어 18일 밤에는 입양 가정의 이야기를 담은 ‘늦둥이 대작전’을 방송했다. ‘사랑’은 19일과 20일 밤 각각 ‘울보 엄마’와 ‘우리 신비’를 연속해 방송한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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