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계,승부조작과도박으로흉흉

입력 2008-12-04 17:4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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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내 스포츠계가 승부조작과 도박 등 비리 소식으로 흉흉하다. 먼저 경종을 울린 쪽은 축구계. 지난달 아마추어 K3리그와 내셔널리그 일부 축구선수들이 도박업자와 손을 잡고 고의 패배 등의 방법으로 승부를 조작해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실업리그 E구단 선수 4명과 구단 관계자, K3리그 P구단 선수 8명 등 모두 13명 브로커를 통해 중국 도박업자들로부터 경기당 1억원 씩 약 3억원을 받기로 약속받고 지난 8월16일, 10월22일, 11월1일 치른 실업리그 후기리그 경기에서 고의로 패했다. 이로 인해 수사가 최상위 리그인 K-리그까지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대한축구협회는 부랴부랴 승부조작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는 등 깨끗한 리그 운영을 팬들에게 약속했다. 물론 판돈의 규모가 국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큰 외국의 경우 승부조작은 피할 수 없는 유혹이다. 하지만 그 결말은 참담했다. 196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스코틀랜드 출신 지미 고울드(77)는 자신이 출전하는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포함한 각종 축구 경기에 베팅해 부수입을 올렸다. 또 베팅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 친분이 있는 선수들을 포섭하는 등 승부 조작의 주동자로 활동해 4년여의 감옥 생활을 했다. 뿐만 아니라 1966년 월드컵 우승을 꿈꿨던 피터 스완과 ‘득점기계’로 활약한 데이비드 레인 역시 승부조작의 혐의로 인해 징계를 받았다. 다시 그라운드에 복귀하는 기회를 얻었지만, 예전 명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비단 축구계에만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 것이 아니다. 야구계에는 최근 여러 차례 충격적인 소식이 날아 들고 있다. 특히 김재박 LG 감독의 발언으로 불거진 사인 거래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한국프로야구위원회와 선수협회는 원인과 대책 마련 등을 고민,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현역 프로야구 선수 오상민(34·LG트윈스 투수)의 상습 도박과 프로야구 선수 출신 연예인 강병규 씨의 억대 불법 인터넷 도박 사실이 밝혀지면서 세상을 또 다시 충격에 빠뜨렸다. 비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4일 오전 현 프로야구 선수 10여명이 강 씨와 같은 인터넷 도박에 발목을 잡힌 것. 무엇보다 정상급 선수도 포함됐다고 전해져 야구계를 술렁이게 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메이저리그도 예외일 수 없다. 1919년 월드시리즈에서 당시 최강전력을 자랑하던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신시네티 레즈에게 고의로 패배한 사건, 즉 블랙삭스스캔들 역시 돈이 문제였다. 도박사들에게 8만달러를 받기로 한 화이트삭스 선수 8명은 결국 공모사실이 발각돼 전원 영구제명됐다. 이들 가운데 강타자 ‘슈리스’ 조 잭슨의 포함은 아직까지 야구팬들에게 충격으로 남아있다. 게다가 최다안타 기록보유자 피트 로즈도 승부조작 덫에 걸려 영구추방 당하는 불명예를 얻었다. 도적적으로 완성된 일반인이 없듯이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아마추어와 프로를 막론하고 선수들이 일반인과 분명한 차이를 느껴야 하는 것이 있다. 대중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사실.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고 희망과 용기를 얻는 팬들을 위해 좀 더 성숙한 자세를 선보이는 책임감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강력한 제도적인 보완도 필요하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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