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집앨범으로돌아온재즈가수‘나나’“재즈는자유…날마다필이다르죠”

입력 2008-12-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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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40·본명 나혜영)는 가수다. 가수 중에서도 재즈를 노래하는 가수이다. 요즘에야 진짜 재즈를 부르는 사람들을 재즈가수라고 하지만, 반세기 전만 해도 노래 좀 한다하는 가수들은 ‘재즈싱거(원래는 재즈싱어겠지만)’를 자칭 타칭하고 다녔다. 입으로는 트로트를 부르면서도그들은 당당한 재즈싱거들이었다.나나는 웅산, 나윤선 등과 함께 몇 안 되는 우리나라 재즈가수 중 한 명이다. 버클리 음대에서 재즈를 전공했고 현재 뉴욕에서 활동 중. 부군은 네덜란드 재즈대학의 학장이자 유명한 베이스 연주자인 요러스 테프이니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부부 재즈 아티스트이다. 2집 앨범 ‘Comes Love’와 함께 쇼케이스 출연 차 한국을 찾은 나나 씨를 광화문의 한 일식집에서 만났다. “2집이요? 사랑 얘기죠 뭐. 살면서 가장 가슴에 와 닿는 게 사랑이잖아요. 단순한 사랑이 아니라 여러 가지 사랑을 얘기해보고 싶었어요. 슬픈 사랑, 배신당한 사랑, 신에 대한 사랑까지.” 음악을 담당하고 있지만 재즈를 노래하는 디바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다. 이왕 마주한 김에 재즈싱어에 대한 궁금증을 이것저것 풀고 싶었다. 앞에 놓인 생대구탕처럼 속 시원하게. - 재즈가수들은 창법이 상당히 특이하던데요? “노래는 모두 같죠. 다만 표현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죠. 우리는 그걸 재즈의 언어라고 하는데요. 우리 식으로 하면 당기는음, 길게 늘여서 부르는 음, 뒤로 미는 음등이겠죠. 어떤 화음을 쓸까도 그렇고 리듬도 스윙, 삼바 등등. 알파벳을 배우듯 재즈를 노래하려면 먼저 ‘언어’를 익혀야 해요.” - 재즈가수들은 바이브레이션을 많이 강조하지 않나요? “고정관념일 뿐이에요. 엘라 피츠제랄드, 사라 본 같은 분들의 영향이겠죠. 요새는 풍토가 많이 달라졌어요. 오히려 바이브레이션을 많이 넣으면 촌스럽다고 하죠.보사노바 아시죠? 그런 음악은 바이브레이션을 쓰면 안 되거든요. 깨끗하게 불러야 해요.” - 재즈의 매력은 즉흥연주에 있다고 하죠. 싱어의 경우 스캣(가사 대신 아무 뜻도 없는 소리로 노래하는 창법)을 꼭 해야 하는지? “할 줄 알면 좋지만 ‘당연히’ 해야 하는건 아니구요. 물론 싱어도 즉흥적으로 노래를 하지만 그게 반드시 스캣일 필요는없죠. 멜로디와 가사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거든요. 재즈가수들이 노래하는 것을 잘들어보면 두 번째와 첫 번째 노래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어요. 화음 안에서 변화를주는 거죠.” - 이상하게도 재즈가수들은 대부분 여성들이더군요? “맞아요. 여자가 노래를 더 잘 해요, 하하! 여자들이 한이 많잖아요. 미국에도 매맞고 힘들게 사는 여자들이 많거든요. 재즈 가사들을 보면 구구절절이 한 맺힌 것들이 많죠. 우리나라와 비슷해요. 대신 악기를 연주하는 뮤지션들은 남자들이 대부분이죠.” 재즈가수는 틀에 박힌 음악에 익숙하지않다. 나나 씨도 최근 한 라디오방송에서MR(녹음반주)에 맞춰 노래하면서 애를 먹었다. 본인 말로 ‘억지로 쥐어짜’ 겨우 불렀다. 다행히 방송 후 인터넷에는 선플이가득했지만. “재즈가수는 내키는 대로 노래할 수 있다는 게 최대 매력이죠. 저도 한국에 있을때 밴드와 함께 밤무대란 걸 해봤어요. ‘에브리데이’, ‘세임노래’를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미쳐요. 어떨 땐 노래하면서 잠이 와요. 너무 익숙하니까. 그러다 재즈란 장르를 알게 되고서는 ‘이거다’하고 한 달 만에 미국으로 갔죠. 뒤도 안 돌아 봤어요.” 나나 씨는 한국적 재즈에 승부를 걸어보고 싶다. 한국적 재즈라고 해서 뭐 거창한것은 아니다. 한국의 음악에다 재즈적 언어를 접목시키면 그게 바로 한국적 재즈이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적 재즈를 선보여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뉴욕 공연때는 반기문 UN 총장이 찬탄을 했을 정도. 이태리에서는 재즈풍으로 편곡한 ‘사설난봉가’로 여왕대접을 받았다. “12월에는 미국공연이 많이 잡혀 있어요. 이왕 2집을 냈으니 다음번에는 한국에좀 더 오래 머물면서 활동을 하고 싶네요.여러분, 내년에 다시 만나요.”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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