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열린스포츠] KBO,도박선수엄중한징계를…

입력 2008-12-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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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가 야구 외적인 사건들로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단순 해프닝으로 볼 수 있는 일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것도 있다. 특히 인터넷 도박과 같은 사건은 실정법 위반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사회적인 문제로 비화될 수밖에 없다. 프로야구는 2004년 병역비리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가. 일부 선수들의 단순일탈인가, 아니면 한국프로야구 나아가 프로스포츠의 구조적인 문제인가. 작게는 선수 개개인의 무지와 미성숙이 야기한 개인적인 문제이나, 크게는 ‘운동기계’만 양산한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와 연관이 있다. 선수시절 마이클 조던도 도박으로 세인의 입에 오르내렸다. 합법적인 도박이라 하더라도 조던이 차지하는 위치와 영향력 때문에 미국사회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우리나라 선수들의 경우에는 ‘불법과 합법’, ‘해야 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해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때로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몰라 혼란스러워하는 경우도 많다. 이번 인터넷 도박사건에 연루된 일부 선수들은 생각할 것이다. ‘정선 카지노에 가서 수억원을 날린 선수는 괜찮고 왜 우리는 검찰의 소환을 기다려야 하지’라고 말이다. 도박은 무조건 나쁜 건지, 합법적으로 하면 괜찮은 건지. 선수들에게 있어 야구 외적인 삶은 항상 극복하기 힘든 대상이다. 야구도 힘들지만 야구 외적인 일은 더욱 어렵다. 우리나라 프로스포츠 선수들은 평균적으로 보면 일반인 보다 도덕성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세상은 이들에게 보다 더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요구하고 있다. 선수들도 인식해야 한다. 프로스포츠 선수는 다른 직장인에 비해 구분되는 점이 있다는 것을. 젊은 청소년들에게 있어서 프로스포츠 선수들 특히 스타플레이어들은 대단한 우상이고, 그런 이유 때문에 보다 엄격한 잣대가 적용될 수밖에 없음을. 아직 검찰 소환이 이루어지지 않아 확언하기는 이르지만, 일부 선수들이 연루된 것은 이미 파악이 되고 있다. 따라서 선수를 관리하고 지도해야할 입장에 있는 감독과 구단은 이번 기회를 근본적인 고민과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프로야구선수들도 야구만 생각하면 삶이 지루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직업상 사회경험이 부족하여 미성숙한 경우도 많다. 이들에게 야구와 함께 인생에 대한 방향과 더불어 제대로 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프로그램도 마련해야 한다. 보통 ‘팀워크’라 하면 주위환경을 거론하며 희생적 개념을 강조하는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아를 제대로 확립하는 것이다. 스스로의 삶의 방식조차 확립되어 있지 않은 사람에게 팀워크, 즉 조직(organization)능력을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검찰수사가 발표되면, KBO는 즉각적으로 야구규약에 따라 징계절차를 밟아야 한다.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결단을 내려야한다. 당장은 야구계가 힘들고 혼란스럽겠지만, 그것이 종국에는 보다 뿌리를 튼튼하게 하는 길이다. 뿌리가 튼튼한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법이니까.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경구를 좋아한다. 현실과 로망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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