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Q스쿨최종라운드]마지막홀2m보기퍼트가날살렸다

입력 2008-12-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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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은(36·테일러메이드)이 지옥의 레이스라 불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서 아슬아슬하게 1타차로 PGA 투어에 재합류했다. ○양용은, 뒷심 발휘 6언더파 공동18위 9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라킨다의 PGA웨스트골프장 잭 니클러스코스(파72)에서 열린 Q스쿨 최종 6라운드에서 양용은은 버디 8개와 보기 2개로 6언더파 66타를 치며 공동 18위에 올라 25위까지 주어지는 PGA 투어 출전권을 확보했다. 올해 상금 랭킹 125위 안에 들지 못해 Q스쿨에 다시 도전해야했던 양용은은 전날 2타를 잃으며 공동 29로 밀려나며 투어카드 획득에 실패하는 듯했지만 최종 라운드에서 투혼을 발휘해 아슬아슬하게 커트라인을 통과했다. 전반에만 5타를 줄인 양용은은 후반 17번홀까지 2타를 더 줄이며 19언더파로 안정권에 들어 있었지만 18번홀(파4)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리며 위기를 맞았다. 물에 반쯤 잠겨있는 볼을 페어웨이로 꺼낸 양용은은 세 번째 샷이 짧아 그린에 미치지 못했고 어프로치 샷도 홀에 붙이지 못해 2m 가량의 보기 퍼트를 남겨뒀다. 자칫하면 더블보기로 마감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양용은은 침착하게 보기 퍼트를 성공시켰다. 결국 그 퍼트가 운명을 갈랐다. “17언더파나 18언더파면 넉넉하게 투어 카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덕분에 2m 보기 퍼트를 아주 편한 마음으로 넣었다. 이 퍼트에 실패하면 떨어진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못넣었을 것”이라며 양용은은 껄걸 웃었다. ○‘PGA 재수생’ 양용은, 최경주 행보 ‘판박이’ 한국과 일본을 거쳐 미국으로 진출한 선배 최경주(38·나이키골프)의 행보를 그대로 따라 걷고 있는 양용은은 “퀄리파잉스쿨을 두 번씩 치르는 것은 따라하고 싶지 않았는데 그것마저 따라하게 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양용은은 “이왕 이렇게 됐으니 최 선배가 두 번째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한 뒤 우승을 하며 정상급 선수가 됐듯이 나도 내년에는 활짝 꽃을 피워보겠다”고 다짐했다. 최경주도 1999년 Q스쿨에 합격했으나 데뷔 첫해인 2000년 30만5745달러를 벌어들이는데 그쳐 다시 Q스쿨을 거쳐야 했고, 데뷔 3년만인 2002년 컴팩클래식에서 한국인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우승을 차지하며 승승장구한 바 있다. “쇼트게임, 그린 플레이, 그리고 롱아이언 다루는 실력이 부족했다. 특히 버뮤다 잔디로 만든 그린에서 퍼트가 형편 없었다”고 양용은은 올해 부진의 이유를 말했다. 버뮤다 잔디는 잎이 넓고 두꺼워 잔디결과 마주보고 퍼트를 하면 속도가 느려지고 같은 방향이면 속도가 더 빨라지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 적응에 시간이 걸린다. 일본이나 아시아투어에서도 버뮤다 잔디에 유난히 취약했던 양용은은 전체 투어대회 가운데 절반가량을 버뮤다 그린에서 치르는 PGA 투어에서 퍼트 부분 127위로 처진 것이 성적을 내지 못한 원인이라고 자평했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거의 쓸 일이 없어 손에 익지 않은 3번, 4번 아이언도 PGA투어에서는 쓸모가 많지만 연습량이 부족해 정확도가 떨어진 것도 부진의 이유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이곳에서 10년 넘게 뛴 선수들과 겨뤄보면서 자신감도 얻었다. 겨울 시즌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내년에는 결코 실망시키지 않겠다”며 양용은은 각오를 다졌다. ○배상문·이원준 등 한국선수 줄줄이 탈락 한편 수석합격의 영광은 해리슨 프레이저(미국)가 차지했다. 프레이저는 4라운드에서 무려 13언더파 59타를 치며 선두로 도약했고 최종 라운드에서도 5타를 줄이며 32언더파 400타로 수석 합격했다. 2위와는 무려 8타차다. 한국 선수들 가운데서는 2003년부터 2부 투어인 네이션와이드투어에서 뛰었던 재미교포 제임스 오(26)가 공동 7위(21언더파 411타)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퀄리파잉 스쿨을 통과했다. 반면 기대를 모았던 KPGA 상금왕 배상문(22·캘러웨이)은 공동 87위, 강력한 장타자로 부바왓슨을 능가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원준(22·LG전자)은 공동 80위, 오태근(32·이동수골프)은 공동 130위, 홍순상(25·SK텔레콤)은 공동 132위에 그치며 탈락해 Q스쿨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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