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녕기자의스타트랙]①박경림“임신이체질인가봐요”

입력 2008-12-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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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이 체질인가 봐요.” 격세지감이라고 했던가. 세월의 흐름은 사실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보다 가까운 지인의 신상 변화를 통해 절감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여전히 연애 중일 것만 같은 이성친구가 부풀어 오를 대로 오른 배를 한 채 나타났을 때는 ‘어이쿠’란 외마디 비명(?)과 ‘힘들지 않아?’란 짧은 안부 외에 한동안 말을 잃게 하는 시각적 충격을 안긴다. 그것은 마주한 상대의 ‘눈에 띠는’ 성장과 그와는 반대로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나이가 먹어버린 자신을 비난하는 마음 때문일 거라고 생각한다. ‘허민녕의 스타트랙’ 일곱 번째 손님은 만삭의 박경림이다. 출산 예정일을 불과 한달 여 앞둔 상황. 그녀의 배를 흘끔 쳐다보며 “무거울 텐데 미안하다”는 괴상한 인사를 건넨다. 그립던 당신의 쇳소리. - 예뻐졌다. 보통 망가지는 게 정석인데.  “임신이 체질인가 봐요. (웃음) 뱃속의 아기가 절 예쁘게 만들어 주네요. 최소한 둘은 낳으려고요. 제가 4남매 중 막내인데요. 어렸을 땐 많았다고 생각했는데 다 커보니 형제는 많을수록 좋은 것 같아요.” - 아기를 어떻게 불러야….  “태명? 별밤이요. ‘별이 빛나는 밤에’ DJ를 막 시작한 4월에 생겼어요. (배를 쓰다듬으며) 별이라고도 불러요.” - (짓궂은 표정으로) ‘별밤’이 심야 프로그램이라 끝나면 녹초가 됐을 텐데 어떻게….  “에이∼주말엔 녹음이잖아요.” - 엄마가 된다는 것은.  “결혼은 내 편이 한 사람 더 생긴다는 느낌이었어요. 평생 친구라고 할까. 엄마가 된다는 건 자식이 소유물은 아니지만 내 사람이 생긴다는 느낌인데요. 어느 단계까지는 제가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고, 그 이후로는 무조건 응원해야 하는 내 사람.” - 어떤 엄마가 되고 싶은가.  “떳떳한 엄마. 과거보다 인기가 없던, 돈을 못 버는 것과는 상관없이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돼야겠어요.” - 아기를 어떻게 키우고 싶은가.  “제가 바이엘 상, 하권만 배운 게 한이 돼서 몇 시간씩 피아노 치게 하진 않겠어요. 부모의 욕심을 채우진 않겠노라고 남편과 다짐하고 그래요. 어른들은 ‘일단 낳아봐라. 마음이 어디 그런지’ 하시죠. (웃음)” - 임신 후에도 활동은 왕성했다.  “라디오와 TV 프로그램을 여전히 진행하고 있죠. 엄마가 계속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 태어날 아기가 연예인을 하겠다면.  “아기가 원한다면…하지만 판단은 냉정할 것 같아요. 재능이 없는데 화려함에 경도된 나머지 스타가 되겠다면 그건 틀린 거죠.” -결혼은 서른을 넘기지 않겠다던 당신, 삶이 계획적이다.  “인생을 어느 정도 마음먹은 대로 살기 위해선 얼마나 치열한 계획의 변경과 선회와 조정이 있었는지…다만 가려져있을 뿐이죠.” - 엄마가 된 이후의 박경림은.  “솔직히 결혼 전엔 출연하는 방송 프로그램의 개수에 굉장히 욕심을 부렸지요. 프로그램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질 것 같아요. 자식을 키우는 마음이랄까. 책임감도 훨씬 커지고, 양보단 질에 더 신경 쓸 것 같은데요.” - 직업인으로서 박경림의 꿈은.  “제 이름을 건 토크쇼를 만들고 싶어요.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녹아있는 프로그램. 한 남자의 아내이고, 엄마가 되면서 또 다른 경험들을 쌓게 되겠지요. 차근차근 준비해서 작게 시작하고 싶어요.”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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