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역습’SUN감독“위기는기회다!”

입력 2009-01-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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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정상탈환프로젝트가동
도박파문·전훈축소 등 악재 딛고 훈련 돌입…“임기 마지막해, 세번째 우승 공약 지킨다” “위기는 기회다!” 춥고 배고파도 태양(SUN)은 뜬다. 삼성 선동열 감독의 ‘탈환 프로젝트’가 가동됐다. 선 감독은 5일 경산볼파크에서 선수 전원을 소집, 지난 2년간 SK에 내준 ‘정상 탈환’을 기치로 내걸고 팀훈련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어느 때보다 강한 정신무장을 역설했다. 삼성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유례없는 내우외환을 겪었다. 세계적인 경제한파로 모기업인 삼성그룹도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구단에 대한 지원이 대폭 줄었다. 여기에다 ‘장원삼 현금 트레이드’ 파문과 소속팀 선수들의 인터넷도박 사건 연루 등으로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고 주저앉았다. 매년 최대 규모로 전지훈련을 실시해온 삼성은 결국 예산을 대폭 축소하면서 프리에이전트(FA) 영입 등 새로운 전력 보강도 전혀 하지 못했고, 해외전훈 일정과 규모까지 크게 줄였다. 1월 말까지 경산에서 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선 감독은 힘든 상황일수록 기회를 만들어야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이날 선수들에게 “올해는 모두들 부상 방지에 최선을 다하라”고 특별당부를 했다. 현 전력으로도 예기치 않은 부상자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정상에 도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위기일 때 장수가 고개를 숙이면 병사들의 사기 또한 저하될 수밖에 없다. 강한 자신감의 표출이야말로 위기상황을 돌파하는 최선의 리더십이라는 것을 그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평온한 표정과 함께 올 시즌 성적을 낙관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65승을 기록했다. 외국인투수가 모두 합쳐서 7승밖에 거두지 못한 상황이었는데 올해 새로 계약한 외국인투수 2명이 10승씩만 딱 해주면 지난해보다 13승을 더할 수 있지 않느냐. 78승이면 페넌트레이스 1위다”라며 웃었다. 이어 “배영수는 지난해 통증을 참고 던졌다. 팔꿈치 수술 후 2년이 지나면 괜찮다고 하니 통증 없이 전력으로 던지면 지난해보다 나아지지 않겠느냐. 윤성환도 지난해 10승을 했으니 조금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5선발이 문제지만 조진호 차우찬 등에다 살을 쏙 뺀 김진웅도 후보다”라고 말했다. 낙관론은 타선으로도 이어졌다. 양준혁과 박진만이 지난해 부상 여파로 생애 최악의 성적을 냈으니 올해는 올라가는 일만 남았다고 보고 있다. 그는 “물론 생각대로 되면 모든 팀이 우승후보 아니겠느냐. 결국 부상 없는 팀이 우승하는 것이다. 우리도 부상자만 없으면 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구단도 이런 선 감독의 뜻을 읽고 이달 중순 배영수 오승환 권혁 윤성환 등 재활이 필요한 투수 7명을 괌으로 미리 보낼 방침이다. 마운드의 핵인 이들이 2주간 괌에서 훈련을 마친 뒤 29일부터 시작되는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또한 경산에 실내훈련장이 있지만 야외 불펜에 천막을 쳐서 많은 투수들이 추위를 피해 공을 던질 수 있게 준비하기도 했다. 선 감독은 취임 후 “임기 5년간 3차례 우승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2005년 감독 부임 후 2차례 우승한 그는 올해가 계약만료다. 올 시즌 후 ‘감독이동 태풍의 눈’으로 지목되고 있는 선 감독은 삼성에 잔류하든, 다른 팀으로 옮기든 올해의 성적에 따라 자신의 지도력과 리더십을 재평가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산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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