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도 사업도 프로가 되고싶다
그는 촬영만 없으면 대부분의 시간을 소주방에서 보내고 있다. 배우가 꿈을 먹여준다면 소주방은 삶을 먹여주는 터전. 먹고, 쉬고, 잠잘 곳이 생겨서 행복하단다.
“야구를 위해 너무 많은 것을 버렸어요. 큰 짐을 벗고 나니 마음이 넓어지더라고요. 지금은 아니지만, 영원히 불가능할 수 있지만 야구에서 내가 뭔가를 취득하는 게 아니라 베풀 수 있을 때 언젠가는 야구로 돌아갈 거예요. 사회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야구에 돌아가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이곳에서 더 치열하게 살 겁니다. 이젠 솔직히 돈을 벌고 싶어요. 여자도 만나고, 소중한 가정도 꾸리고 싶어요. 그동안 야구 때문에 다 희생한 걸 이젠 줄 수 있으니까. 그동안은 고통스럽게 고등학교 때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해 야구를 했지만 이젠 어머니와 새로운 가족을 위해 살고 싶어요. 예전엔 아버지 생각하면 눈물이 났지만 이젠 어머니 생각하면 눈물이 나요. 어머니도 올해 연세가 칠순이신데.” 어머니 얘기를 꺼내던 그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두세 번만 보따리를 싸도 어지간한 사람이면 신물이 나 유니폼을 벗을 법도 하지만 그는 선수시절 물 한방울 없어도 살아남는 ‘사막의 전갈’처럼 도전했고, 끈질기게 선수생명을 이어갔다. 모두들 ‘무모한 도전’이라고 손가락질을 해도 꿈을 향해 고독한 사투를 벌였다. 그리고 이젠 야구를 태워버리고 배우로서, 사업가로서 그만의 새로운 리그에 도전한다.
꿈을 꾸었기에 그는 행복했고, 꿈을 꾸기에 그는 다시 희망을 노래할 수 있는지 모른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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