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장 : 부부가 나란히 숨진 채로 발견되었다…… 자살은 아니란 말이지?
새라 : 네, 두 사람 모두 병이 원인이었어요.
그런데, 나이로 보면 좀 일찍 세상을 떠났네요.
닉 : 참 세상 불공평하지. 이웃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니까 정말 금슬 좋고 부부싸움 한 번 안 했다고 마을에 소문이 자자했어요.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오래오래 살 줄 알았더니, 환갑도 못 넘겼다고 안타까워들 하더라고요.
새라 : 그러게요.
그 옆집 부부는 밤마다 싸움질을 해대서 동네 시끄럽게 하는 걸로 유명한데, 그 부부는 벌써 80이 훌쩍 넘었어요.
반장 : 글쎄, 내가 봤을 때는 어쩌면 당연한 얘기인 것 같은데? 부부싸움은 가끔 해주는 게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닉: 에이, 그게 무슨 스트레스 해소가 돼요. 싸우면 더 쌓이지.
반장 : 그렇지 않아. 미국 미시건대 연구팀이 17년 동안 192쌍의 부부를 추적해서 연구를 해 봤는데 양쪽 다 화를 내지 않는 부부는 무려 4분의 1 가까이가 둘 다 조기 사망했고, 27%는 한 쪽이 조기 사망한 걸로 나왔어.
새라: 그럼 싸우는 부부는요?
반장 : 하지만 양쪽 다 화를 내서 싸우거나 한쪽이라도 화를 내는 부분은 19%만 둘 중 한 사람이 조기 사망한 걸로 나왔다네. 그리고 둘 다 사망한 경우는 겨우 6%였어.
닉: 음, 결국 싸움이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효과가 있긴 하나보네요.
반장: 그래, 화나는 걸 참고 견디는 건 건강에 좋지 않아. 차라리 싸워서 푸는 게 낫지.
새라: 닉! 어제 내 서랍에 있던 과자 네가 훔쳐 먹었지? 너 그럴 수 있어? 수사관이 도둑질을 한다는 게 말이 돼?
닉 : 이거 왜 이래? 넌 어제 내가 열어놨던 이메일 훔쳐봤잖아!
새라 : 아, 그 조건 만남 하자고 약속 잡은 이메일? 에라이 엉큼한 인간아!
닉 : 뭐? 엉큼? 이 인간이 그런데 말이면 다인 줄 아나?
오늘 여자고 뭐고 너 죽고 나 죽자!
새라 : 왜 같이 죽어?
우리가 커플이야? 너만 죽어!
반장 : 젠장, 저 인간들 보고 참다가 내가 조기 사망하겠네!
수사결과
화를 내지 않는 부부의 조기 사망률이 화를 내는 부부의 조기 사망률보다 높은 것으로 밝혀진 연구결과를 볼 때, 사망한 부부는 화를 참느라 누적된 스트레스가 간접적인 원인이 된 돌연사로 추정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