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WC예선>자신감쌓은북한축구조직력확달라졌다

입력 2009-02-11 17: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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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4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남아공행 가능성을 높였다. 북한은 11일 오후 3시(이하 한국시간) 평양 김일성종합경기장에서 펼쳐진 사우디전에서 전반 29분 터진 문인국(31. 4.25)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북한은 2승1무1패 승점 7을 기록하며 B조 2위로 뛰어 올랐다. 북한은 이날 경기에서 한층 발전된 플레이를 선보이며 그동안 극단적 수비 전술을 펼치던 모습에서 벗어난 면모를 보였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정대세(25. 가와사키 프론탈레)를 축으로 문인국, 홍영조(27. FK로스토프), 안영학(31. 수원), 박남철(24. 4.25)이 중원에 나선 북한은 경기 초반 최대 4명이 가담하는 전면압박으로 분위기를 잡아갔다. 사우디 공격을 차단한 북한은 스피드에 의존하던 빠른 공격에서 벗어나 측면에서 경기 속도를 조절하며 조직력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패스 플레이를 통해 활로를 개척해갔다. 특히, 북한은 그동안 공격수와 미드필더 등 일부 선수들이 공격을 주도하던 흐름에서 벗어나 좌우 풀백과 중앙 미드필더까지 전방 공격을 지원하는 등 정상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다. 그동안 김정훈 감독 체제에서 많은 국제경기 경험을 치르며 자신감을 키운 것이 북한이 사우디에 맞서 수비에 의존하지 않고 적극적인 경기를 펼친 원인으로 분석된다. 북한 전력의 축이라고 할 수 있는 홍영조와 정대세의 콤비 플레이는 아직까지 완벽하게 다듬어지지는 않았지만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를 통해 상대 진영까지 넘어가는 흐름은 점점 위력을 더해가는 모습이다. 첫 골을 도운 홍영조의 패스는 오랜 기간 합숙을 통해 다져진 북한축구 조직력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지난해 일본 J-리그에서 14골을 기록하며 득점랭킹 3위를 차지한 정대세는 찬스 상황에서 다소 머뭇거리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폭발적인 스피드와 유연한 몸놀림은 여전했다. 이밖에 오른쪽 풀백으로 활발한 오버래핑을 선보인 차정혁(24. 압록강)과 북한 대표팀의 최대 ´구멍´으로 평가됐던 골키퍼 리명국(23. 평양시) 등도 발전된 기량으로 사우디전 승리에 일조했다. 자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추운 기후 속에 사우디 선수들은 무거운 몸놀림을 보였고, 그라운드가 쉽게 적응하기 힘든 인조잔디였다는 점에서 경기 외적인 요인이 승부에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으나, 북한이 보여준 플레이는 지난해 2월 중국 충칭에서 열렸던 동아시아선수권대회와는 분명 달랐다는 평가다. 한편, 이날 북한의 승리로 허정무호는 이란전에서 승리할 경우 조 2위까지 주어지는 본선직행 티켓 최대 경쟁자로 평가됐던 사우디, 이란과의 승점차를 더욱 벌릴 수 있어 향후 최종예선 구도에서 유리한 위치에 오르게 됐다. 이밖에 지난 1966잉글랜드월드컵 8강 신화를 쓴 뒤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던 북한이 44년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 분단 후 사상 최초의 남북 동시 월드컵 본선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쓸 가능성도 높아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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