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아오키,굴욕갚는다”

입력 2009-02-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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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이 없었다. ‘누구와 꼭 한번 맞붙고 싶은가’라는 갑작스런 질문에 마치 기다렸다는 듯 시원스레 답이 나왔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첫 소집된 14일, 김광현(SK) 윤석민(KIA) 김현수 이종욱(이상 두산) 등 4명 대표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 맞붙어 ‘깨고 싶은’ 상대에 대해 털어놨다. ‘맞장 희망 상대’도 다 달랐고, 사연도 다양했다. 먼저 김광현. 김광현은 “아오키가 내 볼을 잘 때리던데, 정말 잘 때리는지 다시 한번 붙고 싶다”고 했다. 김광현은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아오키 노리치카(야쿠르트)에게 적시타를 포함해 3안타를 얻어 맞았다. 삼진 3개를 잡아내기도 했지만 김광현의 머릿 속에는 ‘졌다’는 생각만이 남아있었다. 아오키는 특히 김광현이 신인이던 2007년 스프링캠프 첫 실전 등판에서 3점 홈런의 아픔을 안겨주기도 했던 상대. “승부욕이 워낙 강해 게임에선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말하는 김광현의 눈빛에선 꼭 다시 한번 붙어 콧대를 꺾어 놓겠다는 의지가 느껴질 정도였다. 불펜에서 큰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되는 윤석민은 도미니카공화국 대표로 참가가 예상되는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와 맞붙기를 희망했다. 이유는 단순하면서도 명료했다.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선수잖아요.” 최고 연봉 선수를 이겨보겠다는 각오가 담겨 있었다. 올림픽에 이어 이번에도 톱타자로 기용될 것이 유력한 이종욱은 일본의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를 꼽았다. “고등학교 때 마쓰자카에게 삼진만 2개 당했다”라는 게 이유. 이종욱은 선린정보고 3학년에 재학중이던 1998년 9월 청소년 대표에 선발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제3회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그 때 일본 대표로 나왔던 마쓰자카에게 삼진만 두 번 당했던 가슴 속 깊이 감춰 둔 아픔이 있었다. “볼넷으로 걸어 나가기보다 안타를 치겠다”고 덧붙이는 이종욱 역시 ‘이번에는 지지 않겠다’는 눈빛이었다. 김현수는 일본이 자랑하는 젊은 에이스 다르빗슈 유(니혼햄)의 이름을 떠 올렸다. “얼마나 잘 던지는지 한번 때려보고 싶다”고 한 김현수는 “(김)태균이 형이나 (이)대호형처럼 거포 형들이 많으니까 난 이번에도 정확하게 치는데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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