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WBC지명타자일단OK”

입력 2009-02-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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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블랜드 추신수(27)가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 ‘일단’ 지명타자로 나선다. 대표팀 사령탑을 맡고 있는 한화 김인식(62) 감독은 WBC 대비 전지훈련을 하루 앞둔 15일(한국시간) 하와이 센트럴 오아후 리저널 파크에서 “클리블랜드 입장에서는 주요 선수인 추신수를 내보내는 게 어려운 배려일 수도 있다. 따라서 최대한 그 쪽에서 원하는 대로 해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로 반반씩 양보한 결과다. 흔쾌히 추신수를 보내줄 듯 하던 클리블랜드는 태도를 바꿨다. 가까스로 참가를 허락한 후에는 하와이 전지훈련 합류 불가와 수비 제한을 요구했다. ‘1라운드 1게임,2라운드 2게임만 외야 수비를 시키고 나머지 경기에서는 지명타자로 출전 시켜 달라’는 조건이다. 그만큼 추신수를 팀의 중요 전력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증거다. 하일성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추신수를 데려오기 위한 설득 작업이 무척 힘들었다. 농담 삼아 ‘추신수를 안 보내면 WBC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윽박지르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김 감독의 기분이 좋았을 리 없다. 무엇보다 감독의 고유 권한인 선수 기용 문제까지 간섭하는 게 껄끄러웠다. 하지만 클리블랜드가 추신수를 하와이 전지훈련에 부분 참가시키기로 결정하자 김 감독도 최대한 상대 입장을 존중하는 쪽으로 마음을 돌렸다. 김 감독은 “야구라는 게 생각한 대로만 되는 게 아니다. 경기 후반 변수에 따라 불가피하게 (추신수가) 외야 수비에 투입돼야 할 수도 있다”면서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약속을 지켜줄 생각”이라고 했다. 당사자인 추신수도 가슴을 쓸어내렸다. 16일 소속팀의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그는 스포츠동아와의 통화에서 “수비를 정상적으로 하고 있지만 송구할 때 왼쪽 팔꿈치에 가끔 통증을 느낀다. 팀 닥터랑 상의했더니 무리는 하지 말라더라”면서 “아무래도 구단의 요구를 따라야 할 것 같은데 다행”이라고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하지만 생애 첫 WBC 참가로 인한 설렘도 감추지 못했다. 대표팀 주축 멤버인 정근우, 이대호, 김태균과는 2000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함께 이끈 경험이 있다. 그는 “친구들 얼굴이 보고 싶다. 같은 팀에서 뛴다는 게 기쁘고 옛 생각이 많이 난다”면서 “KBO에서 받은 전력분석 DVD를 보면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와이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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