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새내기최운정“배우는자세로꾸준한모습보이겠다”

입력 2009-02-21 08: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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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꿈은 바이올리니스트였지만 초등학교 5학년 때 골프를 접한 뒤 꿈은 골프선수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은 것은 바로 최고가 되겠다는 것이었다. 최운정(19. 미국명 첼라 최)은 지난 주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 카후쿠의 터틀베이 리조트 파머코스(파72. 6560야드)에서 열린 2009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SBS오픈에서 12오버파 156타 공동118위로 컷 탈락했다. 지난해 L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서 행운의 풀 시드(전 경기 출전권)를 얻었던 최운정은 자신의 공식 데뷔전에서 버디 없이 보기만 12개를 범한 끝에 결국 3라운드를 치르지 못하고 짐을 쌌다. 버디는 잘 못해도 보기가 많지 않아 이븐파로 예선 통과를 기대했지만, 다른 선수들에 비해 경험이 부족했다. 20일 귀국 인터뷰를 한 최운정은 "환경도 결국은 골프의 일부인데 그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 집중력도 부족했다"며 데뷔전을 치른 아쉬운 소감을 뒤늦게 밝혔다. ▲ 행운의 풀 시드를 받은 최운정 최운정은 지난 해 12월8일 열린 ´2008 LPGA 퀄리파잉스쿨´에서 플레이오프까지 치르는 우여곡절 끝에 2009시즌 풀 시드를 획득했다. 4언더파 356타를 쳐 공동21위에 그쳤지만, LPGA사무국이 4명의 공동21위 가운데 2명에게 추가 시드를 주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버디 2개를 쳐 가장 먼저 풀 시드를 받았다. 어려서부터 20살이 넘어가면 부모님 신세를 지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던 최운정의 꿈이 실현된 순간이었다. 당초 최운정은 퀼리파잉스쿨이 열리는 5일 모두 경기를 하자는 생각에 하루에 1언더파씩 5언더파 355타를 목표로 했다. 4라운드까지는 매일 1타씩 줄였다. 그 덕에 대회 마지막 5일차에도 경기를 할 수 있었고 대회가 끝난 뒤 받은 성적표는 4언더파 356타였다.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대회장을 빠져 나와 집을 향해 40분쯤 가고 있는 길에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됐다는 LPGA 사무국의 전화를 받았다. 이 순간 최운정은 정말 열심히 하니까 하늘이 주신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고, 떨어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 LPGA투어 데뷔를 위한 철저한 준비 "처음 골프채를 잡았을 때는 1시간만 치면 박세리만큼 치는 줄 알았다"고 말할 정도로 골프에 문외한이었던 최운정은 타고난 집중력과 꾸준한 연습을 통해 정식으로 LPGA투어 선수가 됐다. 취미인 십자수와 독서에 한 번 빠지면 부모님이 말릴 정도로 집중력이 뛰어났다. 어린 나이지만 "훈련을 안 하면 안 될 것 같았다며 남보다 값진 하루를 보내고 싶었다"는 성숙한 모습도 보였다. 오전 6시에 집을 나서 하루 종일 골프 연습과 웨이트 트레이닝, 요가를 하고 밤 늦게 영어공부까지 하고 난 뒤 밤 11시면 잠을 잤다. 일주일에 일요일을 제외한 6일을 이렇게 생활했다. 오죽하면 웨이트 트레이닝 코치가 다른 선수들에게는 더 열심히 운동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최운정에게는 근육을 쉬게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할 정도로 정말 운동을 열심히 했다. 일주일 가운데 유일하게 쉬는 일요일에도 부상을 방지하고 유연성을 기르기 위해 요가를 할 정도로 골프를 위해 전념하고 있다. 지난 겨울에는 정식 데뷔에 앞서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동계 훈련에 매진했다.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워 운동을 하다 보니 스스로에 대해 분석할 수 있는 능력도 생겼다. 스윙 분석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 자신에 대해 분석했고, 훈련을 허락해 준 집 근처 TPC골프장에서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비제이 싱(46. 피지)을 만나 LPGA투어에서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조언도 많이 받았다. "2부 투어에서는 열심히 하기만 하면 됐다. 드라이버나 아이언, 퍼트 가운데 하나만 잘 해도 성적이 났다"고 밝힌 최운정은 "LPGA투어는 열심히 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력과 자신감도 뒷받침돼야 한다"며 자신이 느낀 차이를 밝혔다. ▲ 2009년의 목표는 꾸준한 활약 최운정의 올 시즌 목표는 연말에 상금랭킹 30위 안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출전하는 대회마다 꾸준하게 ´톱 10´에 들어야 한다며 웃어 보이기도 했지만, 신인이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기에 이렇게 당당하게 이야기 할 수 있나 오히려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다. 경기할 때도 크게 긴장하지 않는다는 최운정은 "언니들과 경기하면서 위축되기보다는 한국선수들이 많아 오히려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어서 좋다"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예쁘고 경기 스타일이 공격적인 박지은을 좋아하는 최운정은 LPGA투어에서 "자신이 그 동안 우상으로 여겨왔던 선수들과 함께 경기하는 것이 마냥 신기하다"고 밝혔다. 최운정의 장점은 성격이다. 강한 집중력과 함께 독립적이고 자기관리능력이 뛰어난 최운정은 스스로를 ´못된 성격의 소유자´라고 표현할 정도로 스스로에게 굉장히 엄격했다. 또 하나 최운정이 갖고 있는 장점은 가족의 든든한 후원이다. 최운정의 아버지 최지연씨(50)는 "주니어 시절 딸을 도와 주지 못했던 것이 마음에 걸려 프로가 되면 꼭 도와주겠다고 굳게 다짐했다"며 "서로를 굉장히 많이 의지한다"며 딸의 손을 꽉 잡았다. 지난해 20년 넘게 몸 담았던 경찰공무원을 명예퇴직한 뒤 딸의 뒷바라지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 최씨는 "처음에는 3년을 예상했는데 1년 만에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줬다"며 대견한 듯 딸을 몇 번이고 쳐다봤다. 지난 1년 동안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외국 땅에서 의지할 곳 없었던 두 부녀의 소원이 이뤄진 2009년. 이제 그 꿈을 더욱 더 크게 펼치기 위한 최운정의 노력만이 결실로 이어질 유일한 촉매다. ◇2009 LPGA투어 전 경기 출전권 따낸 최운정 프로필 ▲생년월일: 1990년 8월 25일 ▲키: 170cm ▲혈액형: AB형 ▲고향: 대구광역시 ▲가족 관계: 아버지, 어머니, 언니 2, 남동생 1 ▲최종학력: 세화여자고등학교 ▲프로 전향: 2008년 ▲최고 성적: LPGA 퓨쳐스투어 챔 매치플레이 우승 ▲베스트 스코어: 7언더파 65타 ▲좋아하는 음식: 떡볶이 ▲취미: 십자수, 독서 ▲최근 읽은 책: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기욤 뮈소, 엄마를 부탁해 – 신경숙 ▲좋아하는 골퍼: 박세리, 박지은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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