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리티’라디오시대on-Air…대본없는재치입담에포복절도

입력 2009-02-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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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시의컬투쇼’‘DJ처리…아자아자’…댓글·문자메시지소개격식파괴  
생생한 리얼 버라이어티는 예능 프로그램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라디오도 이른바 ‘리얼’이 대세다. 가장 대표적인 라디오 프로그램은 SBS 파워FM ‘두시 탈출 컬투쇼’(이하 ‘컬투쇼’)와 러브FM ‘DJ 처리와 함께 아자아자’(이하 ‘아자아자’)이다. 두 프로그램 모두 짜여진 대본도 없고, 진행자들의 걸쭉한 입담만으로 청취자들의 라디오 앞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방청객의 힘 …‘두시탈출 컬투쇼’ “옷은 왜 갈아입고 오셨어요? 에어로빅 시범을 보인다고요? 아니 라디오에서 무슨 에어로빅을 한다고 그래요.” 최근 서울 목동 SBS ‘컬투쇼’의 라디오 스튜디오에는 한 방청객이 에어로빅 시범을 보이겠다고 나섰다. 그러자 장난 끼 많은 진행자 정찬우가 면박을 주고, 방청석에는 웃음이 터졌다. 국내 첫 라디오 공개쇼를 시도한 ‘컬투쇼’의 원동력은 방척객이다. ‘컬투쇼’는 매일 30명의 청취자들을 스튜디오 초대한다. 2년 동안 다녀간 방청객은 2만5000여명. 매일 방청석을 열어놓고 있지만 하루 평균 200여 명의 신청자를 소화하지 못한다. ‘컬투쇼’는 출연진 순서와 간단한 상황만 미리 정해놓고, 구체적인 대사가 적혀 있는 대본은 사용하지 않는다. “찬우야, 나 똥마렵다”는 청취자 댓글이 실시간으로 소개되고, 정찬우 역시 “마려우면 가서 얼른 싸고 와요. 반말하지 말고”라며 받아친다. 사연을 소개하는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재미없는 사연에는 “정말 재미없다” “다신 이런 거 보내지 말라”며 재치 있게 대답한다. ○문자 메시지의 힘…‘DJ처리와 함께 아자아자’ 하루 평균 문자메시지 2만5000개. 청취자들은 방송시작 전 ‘출첵’(출석체크)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방송 시작을 기다린다. 비록 주말에만 방송되지만 열혈 청취자들로 따지자면 어느 프로그램 못지않다. 청취자들의 문자 메시지 내용으로만 꾸며지는 ‘아자아자’는 대본도 전혀 없고 음악 선곡표가 전부다. 문자 메시지 내용소개와 보낸 청취자들의 이름만 부르며 DJ 처리만의 특유의 유머와 애드리브로 더욱 풍성한 재미를 끄집어낸다. DJ 처리는 “OO교통 기사님 안전운전 하십시오” “OO아 졸지마라” “형님 잘 지내시죠?”라며 청취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불러주며 살갑게 챙긴다. 그렇다보니 특별한 사연도 필요없고 격식도 필요없다. 청취자들이 보내준 일상적인 문자메시지와 신나는 음악만으로 4시간 방송을 꽉 채워나간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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