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감성적포유류’발표한김동욱“말할땐순한양노래할땐사자”

입력 2009-02-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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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한 가지 재능을 타고 난다고 한다. 분야와 그것을 보여줄 기회는 각기 다르지만 저마다 숨겨둔 ‘끼’가 있다. 여러 재능을 조금씩 가지고 있는 이가 있는가 하면 한 분야에서 도드라지는 이도 있다. 신인가수 김동욱(23)은 한 가지 재능이 출중한 쪽에 속한다. 처음 만났을 때 그는 무척 평범하다. 숫기도 없어 가수하기에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뛰어난 가창력은 ‘본투비’(Born to be) 가수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김동욱이 2008년 1집 ‘김동욱’에 이어 2009년 싱글 ‘감성적 포유류’를 발표했다. 타이틀곡 ‘늦잠꾸러기’는 세련된 복고풍 리듬에 이별의 아픔을 위트 있게 표현한 노랫말이 인상적인 노래다. 인터뷰를 위해 그를 만난 건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정오였다. 쭈뼛쭈뼛 모습을 드러낸 김동욱은 서글서글한 외모와 아직 남아있는 사투리, “요즘 밥을 잘 못 먹었다”며 복스럽게 밥을 먹는 모습까지 지극히 평범한 학생이었다. 말투도 솔직하고 담백했다. “얼마 전 공연 끝나고 무대에서 내려오는데요. 공연 기획 PD가 ‘너는 말할 때와 노래할 때가 다르다’며 ‘노래할 때는 한 마리 포효하는 짐승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에 영감을 얻어서 음반 타이틀을 ‘감성적 포유류’라고 지었어요.” 김동욱이 본격적으로 노래를 시작한 건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초등학교 때부터 음악을 시작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에 비해서는 늦은 감이 있다. 가수를 하기 전까지는 전교에서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공부를 잘하는 모범생이었다. 그가 연예계로 진출하게 된 건 노래부르는 게 좋아 혼자 데모테이프를 만들어 기획사에 보내면서다. “데모테이프를 들은 한 기획사 관계자들이 목소리 톤이 마음에 든다고 보컬 학원을 소개시켜주더라고요. 5개월 연습하다가 드라마 음악 감독의 눈에 띄어 OST를 녹음한 게 시작이었어요.” 김동욱은 부모의 뜻에 따라 공부에 전념했지만 그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지 못했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던 터라 운동을 할까 고민했지만 ‘노래’라는 마력에 빠져 인생의 방향을 틀었다. “가수하려고 음악을 한 건 아니에요. 그냥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꿈은 좋은 음악을 하는 게 첫 번째고요. 잘 되는 게 두 번째예요. 외모 콤플렉스요? 저 얼굴은 신경 쓰지 않았어요. 좋은 음악은 통하기 마련이거든요.” 김동욱은 대박을 터트리고 싶다고도 했다.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하나 썰어야 하는데 아직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2집을 발표하면서 책임감도 남달라졌다. 김동욱과의 인터뷰 며칠 뒤 그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오랫동안 암으로 고생하고 있었던 것. 인터뷰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당시 어떤 그늘도 보이지 않았다. “그냥 열심히 사는 게 나의 목표”라는 김동욱은 주어진 삶에 불평하지 않고 묵묵히 길을 걷고 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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