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국민고모’오영실“남편은백지연되길바랬다”

입력 2009-03-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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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남편은백지연처럼되길바랬는데연기자로전업했으니원…”
“남편은 내가 백지연처럼 되길 바랐다.” 인기 드라마는 늘 새로운 스타를 낳는다. 안방극장의 화제작 SBS ‘아내의 유혹’(극본 김순옥·연출 오세강) 역시 마찬가지다. 요즘 인기가 극중 이름대로 ‘하늘’을 찔러 ‘국민 고모’란 타이틀을 얻은 오영실(44)이 스타 탄생의 주인공이다. 지상파 아나운서로 오랫동안 활동한 이력답게 그녀는 인터뷰 내내 솔직한 속내를 ‘조리 있게’ 풀어냈다. 너무 열성적으로 말하다가 나중에는 목소리가 갈라져 쇳소리까지 내는 그녀를 보며 ‘이것이 오늘의 오영실’을 있게 한 원동력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 ‘모두의 고모’ 오영실 - 드라마 한 편으로 단번에 인기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연기를 못하면 ‘자진 하차’한다는 조건을 걸고 시작한 드라마였다. 국민 고모란 애칭까지 안겨준 호응이 한없이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론 큰 부담이 된다.” - 극중 지적 장애인역이다. 데뷔작치곤 녹록치 않은 캐릭터다. “98년 프리아나운서로 KBS 2TV ‘엄마와 함께 동화나라로’를 진행했다. 구연동화란 프로그램 성격상 엄마, 언니, 마귀할멈까지 안 해본 게 없었다. 그때 경험이 하늘 고모를 할 수 있었던 힘이 됐다.” - ‘국민 고모’란 유명세와 함께 달라진 점이 있다면. “어느 날 오영실이 아닌 하늘 고모로 사람들이 대할 때, 배우란 직업의 매력이 ‘이거구나’라고 알았다. 은재(장서희) 오빠 ‘강재’(최준용)와의 동반 CF 섭외도 들어오고….” ○ ‘씩씩한 엄마’ 오영실 - 엄마에 대한 두 아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엄마는 늘 똑똑하고 엄한 사람인데 ‘실수도 할 줄 아는 사람’으로 TV에 비춰지는 게 아이들로선 신기하고 좋은 모양이다. 귀가하면 ‘하늘이가 오늘은 오줌도 쌌데?”란 식으로 농담삼아 말을 건넨다. 연기를 통해 아이들과 한결 더 가까워졌다.” - 일하는 엄마에게 남편의 지지는 절대적이지 않은가. “남편은 내가 백지연 같은 사람이 되길 원했다. 오락 프로그램에 나와서 웃기는 게 조금 싫었던 모양이다. 갈등이 왜 없었겠나. ‘당신의 아내 오영실은 웃고, 떠드는 게 좋다’는데…결국 남편이 두 손, 두 발 다 들더라.(웃음)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꿈꾸는 여자’ 오영실 - 불혹의 나이에 연기란 새로운 도전은 차라리 무모한 모험이 아니었을까. “말 그대로 흔들리면 안 되는 나이인데 생뚱맞게 무슨 연기냐고 주변에서 많이 걱정했다. 그러나 나는 흔들린 적이 없다. ‘꿈은 이루려고 있는 것’이란 내 신념을 말하는 것이다.” - 원래 오영실은 용감했나. “교환의사로 미국에 가게 된 남편을 따라 2001년부터 4년간 전업주부로 지냈다. 귀국 직후 나도 모르게 우울증에 걸렸다. 남편 권유로 경기도 분당에 ‘반찬가게’를 차렸다가 잘 안됐다(웃음). 빚 갚으려고 닥치는 대로 방송일을 했다. 빚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그때 일이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 40대 오영실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프리랜서로 나선 뒤 어느 날 문득 ‘돈을 세고 있는’ 나를 보며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무임’일지언정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는 것이 목표가 아닐까.” ○오영실은 누구? 87년 KBS 공채 아나운서 15기로 입사, ‘TV 유치원’을 비롯해 ‘가요 톱10’ ‘가족 오락관’ ‘9시 뉴스’ 등 아나운서로서 “‘열린 음악회’ 빼고는 다 해본” 알찬 10년을 보냈다. 아이의 출산과 함께 97년 정든 직장을 떠나 프리랜서로 나섰다. 98년 진행을 맡은 KBS 2TV ‘엄마와 함께 동화나라로’가 큰 성공을 거두어 그녀 표현을 빌리면 “CF도 찍는 등 지금의 경제적 기반을 잡는데 큰 밑거름”이 됐다. 2001년 교환 의사로 미국에 가게 된 남편을 따라가며 4년간 전업주부로 TV와 멀어졌다. 귀국 후 우울증에서 벗어나고자 시작한 반찬가게가 경영 악화에 빠져 빚 갚으려고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2008년 숙원이었던 연기자로 변신을 선언했다. 데뷔작은 SBS 일일극 ‘아내의 유혹’.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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