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포의테이블세터와클린업트리오

일본이 공포의 타선을 한국전에서 공개했다. 일본 월드베이스클래식(WBC) 대표팀은 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1라운드 승자전에서 한국에 14-2로 7회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 한국은 이날 일본에 모든 면에서 압도당했다. 타선과 투수의 집중력에도 문제가 있었고, 초반 대량 실점을 당하자 무기력한 플레이로 일관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일본 타선의 위력은 상상 이상으로 더 강했다. 일본은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 프로선수가 출전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한국에 콜드게임 패배를 안겼다. 가장 무서운 선수는 역시 스즈키 이치로(시애틀)였다. 최근 지독한 타격 부진을 겪었지만 언제 그랬느냐는 듯 한국과의 경기에서 정교한 방망이와 주루 플레이 실력을 자랑했다. 이치로는 1회 나오자마자 김광현의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부셔버렸다. 쿠세(투구 시 버릇)나 투구 패턴을 읽은 듯 초구(직구)는 흘리고 2구째에 김광현의 장기인 슬라이더를 우전안타로 연결했다. 이치로는 두 번째 타석에서는 김광현의 허를 찌르는 기습번트로 상대를 휘청이게 만들었다. 결국 이치로는 5타수 3안타 3득점을 올려 공격 첨병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국의 초반 기세를 꺾는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중장거리 타자를 2번 타순에 배치한 일본 벤치의 작전도 주효했다. 나카지마 히로유키(세이부)는 4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해 누상에 나가 있는 이치로의 득점을 이끌었다. 중국과 한국전 2경기 타율이 무려 6할이다. 3번타자 아오키는 역시 김광현 킬러다웠다. 베이징올림픽에서 김광현에게 강했던 아오키는 1회 적시타로 김광현에게 첫 실점을 안겼다. 김광현의 얼굴에서 미소를 지워버렸다. 4타수 1안타에 불과하지만, 타점은 3개, 득점은 2개를 기록했다. 4번 타자 무라타는 김광현에게 절망감을 안겼다. 무라타는 일본이 5-2로 앞선 2회 10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3점 홈런을 터뜨려 김광현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한국의 추격 의지를 끊어버리는 일격이었다. 한국이 다시 일본을 만난다면 가장 경계해야 할 타자 중 한 명이 바로 센트럴리그 2년 연속 홈런왕 무라타다. 일본의 1번부터 4번까지 타순에서 뽑아낸 타점과 득점이 8점씩 있었다. 팀이 뽑아낸 14개의 안타 중 무려 9안타를 1~4번 타순에서 터뜨렸다. 이날 일본은 ´공포의 타순´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파괴력을 자랑했다. 【도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