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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예선전에서 한국은 일본에 완패했지만 김태균이라는 `보물′이 있어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김태균은 7일 도쿄돔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0-3으로 뒤지던 1회말 2사3루 타석에들어서 일본이 `세계 최고투수′라고 자랑하는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왼쪽 관중석 위 대형 광고판을 그대로 맞히는 비거리 140m의 초대형 2점홈런을 날렸다. 엄청난 비거리도 놀라웠지만 `일본의 자존심′ 마쓰자카를 상대로 때려낸 홈런이라는 점에서 순간 일본 관중석은 얼어붙었다. 경기 전 마쓰자카에 대해 분석을 많이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분석한 것 없는데요"라며 자신감을 드러낸 그 모습 그대로였다. 김태균은 2일 세이부 라이온스와 평가전에서도 기무라 후미가즈의 바깥쪽 꽉 찬시속 145㎞짜리 직구를 그대로 밀어 때려 도쿄돔 우중간 스탠드에 꽂히는 비거리 120m짜리 대포를 터뜨리며 일본 야구계의 주목을 받았다. 일본 무대에서도 밀어서 그 정도 거리의 홈런을 칠 수 있는 힘있는 타자가 많지않기 때문이다. 김태균은 이후 일본 언론의 집중 관심대상이 됐다. 특히 일본 언론은 한일전에서 결정적 순간마다 한 방을 터뜨려 `일본 킬러′란 별명이 붙은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이 빠진 한국팀 타선의 무게중심이 된 김태균에 `이승엽 계승자′라는 별명을 붙이며 경계심을 표시했다. 김태균도 이런 책임감을 피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승엽, 김동주 등 대형타자들이 빠진 대표팀에서 그들의 공백을 느끼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본인의 임무라는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이 같은 책임감에 일본 입성 당일인 1일 대부분 선수들이 숙소에서 휴식을 취했지만 김태균은 동료 3명과 함께 도쿄돔을 찾아 관중석에서 일본 대표팀과 요미우리 자이언츠간 평가전을 지켜보며 일본팀 전력을 분석했다. 또 세이부와 평가전에서 맹활약한 2일 밤에도 동료 3명과 함께 조용히 경기장을찾아 대만 대표팀과 요미우리간 경기에 눈을 떼지 않았다. 책임감과 성실함으로 대표팀 해결사로 자리매김한 김태균이 8일 중국과 패자부활 2회전과 9일 예상되는 일본과의 1,2위 결정전에서도 변함없이 활약할 것을 대표팀은 기대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