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실패?성공?美데뷔한것으로난해냈다”

입력 2009-03-11 11: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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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누군가는 그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보겠다고 운동화 끈을 꽉 맸다. 가수 세븐은 2006년 10월 미국 진출을 공언하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혈혈단신으로 낯선 나라에 적응하랴, 외로움과 싸우랴, 인종차별에 견디랴, 힘들었을 법도 한데 그는 “이왕 온 거 한 번 해보겠다”며 꿋꿋하게 버텼다. 그리고 3년 만에 조심스럽게 손바닥을 펴 인고의 열매를 공개했다. 11일 한국, 미국, 일본에서 동시에 발표하는 데뷔 싱글 ‘걸스(Girls)’가 그것. 세븐의 ‘걸스’는 음원이 공개되자마자 일본 차트에서 1위에 오르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스포츠동아는 미국 데뷔 싱글 발표를 맞아 현재 LA에 머물고 있는 세븐과 이메일을 통해 인터뷰를 가졌다. 세븐은 “처음에 미국에 왔을 때는 내가 혼자 왜 이러고 있어야 되나 수십 번도 더 생각했다”며 “그냥 ‘대한민국’ 자체가 그리웠다”고 그동안의 고충을 털어놨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를 지탱한 건 ‘인종을 떠나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소망, 하나였다. 다음은 세븐과의 이메일 인터뷰 전문이다. - 2006년 10월 미국 진출 선언 이후 3년 만에 데뷔곡을 출시했다. 소감은? “너무나 기쁘고 설렌다. 오랜 시간 준비해왔던 앨범이라 더더욱 그렇다.” - 그간 마음고생이 심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우울증에도 걸렸다고 하던데. “우울증까지는 아니었다고 믿고 싶다.(웃음) 타지에서 홀로 지내는 게 쉽진 않더라.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 미국 생활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 괴로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처음 미국에 왔을 때 아무래도 인종과 언어에 대한 차별이 견디기 힘들었다. 가족도, 친구도 없이 홀로 지내야하는 게 괴로웠다. 집에서 혼자 밥을 해 먹을 때는 ‘내가 여기서 왜 이러고 있어야 돼나…’ 수십 번도 더 생각했다. 그냥 ‘대한민국’ 자체가 그리웠다.” - 외로움과 고독은 어떻게 극복했나. “처음에는 최대한 많이 나가서 놀았다. 친구를 만들려고 클럽도 자주 갔다. 그랬더니 친구는 안 생기고 안 좋은 루머만 생겼다. 그래서 그 후 주로 혼자 집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 미국은 시장이 큰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어떤 점을 무기로 삼았나. “음악이다. 인종을 떠나 모든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게 첫 번째 목표였다. 좋은 프로듀서들의 곡을 받는 데에 중점을 뒀고 그렇게 만들었다.” - 음반 준비하면서, 곡 작업을 하면서 힘이 됐던 스태프들의 말이 있었다면. “내 입으로 말하긴 좀 그렇지만 나를 알기 전에는 아시아에 춤을 알고, 노래를 할 줄 아는 가수가 있었는지 몰랐다고 했다. 어메이징(Amazing)이라고 하더라.(웃음)” - 아시아인이어서 차별은 느끼지 못했나. “물론 어느 정도 느꼈다. 예상도 했다. 하지만 적어도 나와 함께 작업한 사람들은 그런 편견을 없애 버린 지 오래다.” - ‘걸스’에 대한 주위의 평가는 어떤가. “주위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대중도 좋게 받아들여줬으면 한다.” - 일본에서도 활동했지만, 미국은 느낌이나 시스템이 많이 다를 것 같다. 미국이 한국과 일본과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미국은 한국, 일본처럼 가수들이 나와 노래하는 음악방송이 없다는 점이다. 노래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은 라디오와 케이블TV가 전부다. 그래서 주로 프로모션 방법으로 클럽을 이용한다. 나도 라디오, 뮤직비디오 이외에 클럽을 여기저기 돌며 홍보할 예정이다.” - 보아가 먼저 디지털 싱글로 내고, 곧 앨범도 발표한다. 보아를 보면서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다. “서로를 응원해주고 있다. 대한민국 가수로서 이렇게 미국에 나와 활동한다는 게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모두 다 잘됐으면 한다.” - 앞으로 미국에서의 계획, 포부를 말해 달라.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로 열심히 할 것이다. 실패의 불안감은 없다. 이미 최선을 다해 노력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가수로서 미국에서 데뷔했다는 것 자체로 난 이미 해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한국에서든 해외에서든 좋은 음악, 좋은 무대를 보여주는 것이 내 목표다.” 스포츠동아 김원겸 기자 g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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