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MVP주희정“괴롭고죄송하다”

입력 2009-03-23 15: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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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희정이 소속 팀의 플레이오프 탈락에도 불구하고 MVP에 올랐다. 그래서 주희정은 슬프다. 프로농구 안양 KT&G의 주희정(32)은 기자단 투표로 실시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유효 투표수 80표 중 53표(66.3%)를 획득해 ´2008~2009 동부프로미 프로농구´ MVP에 올랐다. 주희정은 23일 논현동 KBL센터에서 열린 MVP 기자회견에서 "솔직한 심정은 괴롭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해 구단과 감독님에게 죄송스러운 마음밖에 없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이런 큰 상을 받아도 되나´하는 생각을 했다. 주장으로서 최선을 다한다고 했는데 미치지 못해 이상범 감독님께 가장 죄송스럽다"고 덧붙였다. 주희정은 플레이오프 탈락 팀(KT&G, 7위)에서 나온 최초의 MVP다. 역대 정규시즌 MVP는 1999~2000시즌 서장훈(35)과 2000~2001시즌 조성원(38)이 준우승 팀 소속으로 MVP에 선정된 것을 제외하고 모두 우승팀 소속 선수가 차지해 왔다. KT&G는 지난 22일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창원 LG와 인천 전자랜드가 나란히 승리를 거둬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후배 김일두를 통해 플레이오프 탈락 소식을 들은 주희정은 아픈 마음을 다스리며 핸드폰까지 꺼뒀다. 그리고 23일 아침 자신이 정규시즌 MVP에 올랐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것. 주희정은 데뷔 해인 1997~1998시즌 신인선수상을 수상하고 2000~2001시즌에 소속팀 삼성을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올려놓으며 챔피언결정전 MVP에 등극했다. 이번 MVP 선정으로 주희정은 김주성(30. 동부), 양동근(28. 상무)에 이어 KBL 역대 3번째로 신인선수상, 정규경기 MVP, 챔피언결정전 MVP를 모두 수상한 선수가 됐다. 주희정은 "솔직히 정규리그 MVP를 받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 김주성, 양동근 같은 선수가 되고 싶었다"고 밝혔다. 주희정은 올 시즌 54경기에 출전해 평균 38분 37초(전체 1위)를 출장, 평균15.1득점, 4.8리바운드, 8.3어시스트(전체 1위), 2.3스틸(전체 1위)을 기록했다. 정규경기 통산 최초로 4000어시스트와 600경기 출장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프로 12년차의 베테랑으로서 엄청난 기량과 체력 그리고 정신력을 발휘한 것. 주희정은 "충분한 휴식과 경기 후 체력을 끌어올릴 수 있게끔 도운 운동프로그램의 덕을 봤다"고 설명했다. 주희정은 출장시간, 어시스트, 스틸 등 기록부문에서 수위를 차지하며 고른 활약을 보인 점 외에도 평소 성실한 훈련자세와 타고난 승부욕으로 높이 평가받았다. 소속팀 KT&G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을 때는 팀을 이끌었고 정규시즌 마지막 날까지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한 희망을 이어가는데 큰 역할을 한 것. 주희정은 "후배들이나 동기들이 모두 잘 따르고 형제처럼 지내다보니 믿고 의지할 수 있었다. 어려움 속에서도 29승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 그는 "언제 은퇴할지 모르지만 어시스트, 스틸, 출전시간 등에서 KBL 역사에 남고 깨지 못할 정도의 대기록을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 주희정에 대한 시상은 오는 5월 7일 열리는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시행되며 부상으로 트로피와 5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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