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프트’로돌아온한송이,흥국생명의‘필승카드’

입력 2009-04-07 08: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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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의 키워드는 한송이다.´ 몸에 맞는 옷을 되찾은 한송이(25)가 흥국생명의 필승카드로 거듭나고 있다. 한송이는 지난 6일 인천 도원시립체육관에서 펼쳐진 GS칼텍스와의 프로배구 NH농협 2008~2009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14득점을 몰아치며 맹활약을 펼쳤다. 35득점을 올리며 맹폭격을 퍼부은 외국인 선수 카리나(24)와 한송이의 활약에 힘입은 흥국생명은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25-15 22-25 17-25 25-20 15-13)로 승리를 거두며 1승을 건졌다. 이날 승리로 흥국생명은 지난 4일 열린 챔프전 1차전에서 상대팀 용병 데라크루즈(22)의 고공폭격을 막지 못하고 0-3으로 처참히 무너져 내린 아픔을 보기 좋게 설욕했다. 카리나는 15득점에 그쳤고, 주포 김연경도 11점에 그치는 등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다. 올 시즌 부상 때문에 정규리그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쳐주지 못했던 한송이도 8득점에 머물렀다. 잦은 범실과 조직력이 와해돼 1차전 승리를 내준 흥국생명은 필사의 각오로 무장한 채 챔프전 2차전을 준비했고, 결국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내며 2차전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흥국생명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다름 아닌 한송이의 포지션 변화였다. 한송이는 이날 수비형 레프트로 선발출전해 주포 김연경과 호흡을 맞췄다. 김연경에 대한 완벽한 수비로 1차전 승리를 맛봤던 GS칼텍스의 수비진은 이날도 김연경 봉쇄에는 효과적인 성과를 거뒀지만, 한송이를 놓치는 과오를 저지르고 말았다. 패장이 된 이성희 GS칼텍스 감독(42)은 "김연경을 막는 데는 성공했지만 한송이와 카리나를 막지 못했다"며 2차전 패인을 분석했을 정도로 한송이는 지대한 역할은 해줬다. 지난해 득점왕과 후위공격왕에 오르면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던 한송이는 지난 시즌 몸담고 있던 한국도로공사를 떠나 GS칼텍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발목수술과 허벅지 부상을 당한 한송이는 오랜 시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며 흥국생명에 힘이 되지 못했고,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지독한 부상을 털고 코트로 복귀한 한송이는 그동안 팀의 라이트와 센터까지 모두 소화하며 궂은 일을 도맡아 하다 결국 제 포지션인 수비형 레프트 자리로 돌아왔다. 제 포지션을 되찾자 수비는 물론 오랜만에 화끈한 공격력까지 자랑한 한송이는 "그동안 계속 적응하지 못해 많이 속상했다. 팀에도 미안했다"며 힘겨웠던 지난 시간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날 포지션 이야기를 듣고 기회를 살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레프트에서는 항상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라며 자신의 플레이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한송이를 원래 포지션으로 돌려놓는 과감한 카드를 꺼내든 어창선 흥국생명 감독대행(41)은 "레프트로 나선 한송이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줘 고맙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간판 라이트 공격수 황연주(23)가 손가락 골절로 챔프전 출전이 불투명한 악재 속에서 빛을 발한 한송이의 활약이 지난 시즌 아쉽게 놓쳐 버린 우승트로피를 흥국생명으로 가져다 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인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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