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인생은아름다워’한예원“성질부리다떴어요”

입력 2009-04-07 09: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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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역할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세요?” 지난 해 SBS에서 방영한 인기 드라마 ‘온에어’. 방송과 연예계를 소재로 하여 많은 화제를 모았던 이 드라마에서 시청자들의 눈총을 받았던 ‘체리’를 기억하는가. 체리는 김하늘이 연기했던 톱스타 오승아의 강력한 대안이자 철저히 기획된 반짝 스타의 전형을 보여준 캐릭터. 역할 자체가 지니고 있는 강렬한 인상도 한몫했지만 요즘 말로 두 눈뜨고 못 봐줄 ‘발 연기’를 했다면 한예원(25)은 “체리인지, 매실인지” 배역 이름도 제대로 기억되지 못하는 어떤 연기자로 남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120%% 소화, 그녀의 표현대로 “막장 싸가지 연기”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사실 이처럼 강렬한 캐릭터로 대중에게 각인됐다면 훗날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비슷한 역할을 피할 법도 하다. 그런데 새롭게 맡은 역할 역시 ‘조금은 막돼먹은 아가씨’다. 한예원이 SBS 새 주말극 ‘인생은 아름다워’(극본 소현경·연출 진혁)에서 맡은 선우정 또한 체리 못지않게 ‘성깔’이 있다. 그녀에게 “왜 또냐”고 묻자 솔직하다 못해 시원한 대답이 돌아왔다. “진지하고 깊이 있는 것을 아직 잘 표현하지 못 한다. 실제로 이미지 바꿔보려고 다음 작품에서 착한 역을 했는데 사람들은 ‘언제 출연했는데?’라고 되묻기만 한다.” 그러고 보니 ‘온에어’와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의 사이에 케이블TV 채널 MBC드라마넷의 ‘서울무림전’이 있었다. ○ 아이들 그룹 ‘슈가’ 출신…“그 시절 태릉 선수촌 입소한 것 같았다” 사실 한예원은 아이들 그룹 출신이다. 2006년 해체된 그룹 슈가의 멤버였던 것. 그녀 역시 윤은혜, 정려원, 성유리 등 지금은 연기자로서 성공한 선배들도 그랬듯 데뷔작 ‘온에어’ 당시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로 연기력을 검증받는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일부의 곱지 않은 시선은 “여전히 진행중”이라고 말하는 한예원. 그러나 “그런 반응에 일희일비할 정도로 유약하게 크지 않았다”며 과거 슈가 시절을 회상했다. 그룹 활동 당시를 “태릉 선수촌 입소 시절”로 표현하는 걸 보면 내부 규율이 무척 엄격했던 모양. 한예원은 “만 스무 살이 되서야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었고, 동료 남자 가수들과 대화는 아예 꿈도 못 꿨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그때의 여유없이 빡빡하기만 했던 그룹 시절을 “고마운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룹 활동을 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절제와 인내를 배웠기 때문”이라는 것. 가수 출신인 만큼 무대에 대한 갈증도 남다를 듯 했다. 한예원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연기부터 자리를 잡아야…”라며 한걸음 물러서는 겸손함을 보였다. “좋은 작품 만나 슈가 시절보다 더 주목받고 있는데 이 기회를 놓칠 순 없잖아요.”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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