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만푼오승환…등판불발왜?

입력 2009-04-07 09:3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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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결장뒷말무성
삼성 오승환(27)이 5일 대구 LG전에서 경기를 마무리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등판이 불발되자 말들이 많다. 과연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까, 아니면 말 못할 속사정이 있는 것일까. ○어떤 상황이었나 삼성이 5-3으로 앞선 9회말. 정현욱이 8회에 등판해 ‘K-K-K’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당연히 9회초 오승환의 등판이 기대됐다. 그러나 오승환은 불펜에서 몸만 풀 뿐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첫 타자 정성훈이 볼넷으로 나갔다. 그러나 여기서도, 만루상황까지 가는 그 이후에도 등판은 없었다. 덕아웃으로 불려들어갔던 오승환이 다시 불펜으로 나왔지만 경기 진행상황만 물끄러미 지켜봤다. ○개막전 3연속 볼넷으로 불안감 오승환은 전날인 4일 LG와의 개막전에서 6-2로 앞선 9회말 2사후 마운드에 올랐다. 권혁이 페타지니에게 홈런을 맞지 않고 범타처리했다면 그의 등판은 없었다. 그런데 오승환은 3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만루위기로 몰린 뒤 조인성을 삼진으로 잡고 어렵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오승환은 안타를 내줄지언정 좀처럼 볼넷을 허용하지 않는 투수다. 지난해 57.2이닝을 던지며 15개의 볼넷만 내줬고, 2007년에도 64.1이닝 동안 17볼넷이 전부였다. 1이닝씩 던진다고 가정하면 거의 4경기에 1개꼴로 볼넷을 허용해왔다. ○선동열 오승환 “문제 없다” 선동열 감독은 5일 경기 후 오승환의 등판불발에 대해 “개막전에서 구속이 147-148m나 나왔다. 희망적이다. 우리팀 마무리는 누가 뭐래도 오승환이다”라고 말했다. 오승환이 심신이 피곤해 개막전에서 일시적으로 피칭 밸런스가 흔들린 것으로 해석했다. 원래 컨트롤이 있는 투수라 걱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오승환은 5일 경기 전 “감독님은 뭐라고 하시더냐”고 물은 뒤 “난 전혀 문제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작년에는 시즌 초반에도, 종반에도 지금보다 구속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작년보다 컨디션이 좋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앞으로의 행보는? 선 감독은 “앞으로 긴박한 상황보다는 편한 상황에서 한 두 게임 던져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신뢰를 얻는다면 오승환의 마무리 기용은 시간문제다. 그러나 만약 불안한 모습을 또 보인다면 선 감독도 판단을 유보할 수밖에 없다. 그것보다 5일 등판불발에 대해 오승환이 어떻게 해석을 할지, 어떤 속마음을 유지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몸을 풀다가 불려들어간 뒤 다시 불펜으로 나왔고, 결국 등판이 불발된 것은 분명 자존심이 상하는 상황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오승환의 구위와 자신감 회복이지만 그에 앞서 감독과의 상호교감이 중요하다. 표면적인 발언과 달리 둘 중 한명이라도 신뢰에 금이 간다면 문제는 복잡해진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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