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KBL전육총재님PO녹화중계라니요?

입력 2009-04-07 09:4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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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KCC와 인천 전자랜드와의 6강 플레이오프 3차전 직후, KCC 최형길 단장과의 부적절한 만남으로 물의를 빚은 KBL 전육 총재가 사면초가에 몰렸다. KBL은 6일, “4강 플레이오프 1,2차전이 모두 녹화로 중계된다”고 밝혔다. 농구팬들은 인터넷으로만 실시간 중계를 볼 수 있다. 이는 2008년 9월, 취임 당시 전육 총재가 “프로농구 전 경기를 TV생중계 하겠다”던 당초 약속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취임사가 공수표가 된지는 이미 오래다. 2008-2009 동부 프로미 프로농구 정규시즌 270경기 중 12경기는 방송생중계가 불발됐다. 하지만 ‘봄의 제전’이라는 프로농구 최대축제마저 생중계가 무산된 것은 사태의 심각성이 더 크다. 이에 대해 전육 총재는 “내가 이야기한 것은 시스템의 문제를 바꾸겠다는 뜻이었다. 그 간 2개 방송사에서 TV 중계를 해서 주말에는 중계가 되지 않는 경기가 있었지만 현재는 다 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MBC-ESPN에서 프로농구 중계방송을 하게 된 성과를 인정해 달라는 뜻이다. 하지만 팬들이 원한 것은 3개 방송사의 중계 참여라는 ‘허울’이 아니라 버퍼링의 압박에서 벗어나는 ‘실속’이다. 유일한 성과조차 빛 좋은 개살구가 된 격이다. 전 총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문에 야구 열기가 높아졌고, 프로야구 개막도 겹쳤다”고 항변했지만, 야구 개막과 프로농구 플레이오프가 겹치는 것은 매년 반복된 일이었다. “프로농구만 중계하던 엑스포츠가 프로야구 중계에도 뛰어들었다”는 얘기도 덧붙였지만, 엑스포츠의 프로야구 중계도 벌써 2년째다. 여러 변명들은 결국,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했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다. 프로배구를 중계하는 KBSN스포츠는 7일과 9일, 남녀부 챔피언결정전을 프로야구 대신 생중계한다. 전 총재의 무능함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전 총재가 취임사에서 “2012년 런던올림픽 4강 진출”을 이야기 할 때부터 다수 농구인들은 목표의 비현실성을 지적했다. 프로농구가 직면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내실을 다지라는 의미였다. 프로농구의 최대과제는 인기회복이다. 전 총재 취임이후 사무국인선, 하프코리안 선수선발, 용병교체승인 등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수장이 약속을 지키고, 자신의 잘못을 깨끗하게 사과하는 것에서부터 팬들과의 교감은 시작될 것이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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