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2인자의‘희망포’양준혁최다홈런타이

입력 2009-04-14 23:2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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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산340호쾅!장종훈과어깨나란히…17년야구인생홈런왕못한설움날려
‘홈런도 내 품안에!’ 홈런왕에 한번도 오르지 못한 양준혁(40)이 마침내 개인통산 홈런부문에서 정상에 올라섰다. 통산 340홈런으로 은퇴한 장종훈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역대 최다홈런 공동 1위로 등극했다. 양준혁은 1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홈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해 1회 첫타석에서 큼지막한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2사후 타석에 들어선 그는 한화 선발투수 안영명으로부터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몸쪽 낮은 직구(시속 142km)를 걷어올려 오른쪽 외야 관중석 상단에 떨어지는 비거리 130m짜리 대형 홈런포를 뿜었다. 프로데뷔 첫해인 1993년 4월 20일 대구 해태전에서 이대진을 상대로 5회 중월 3점홈런을 쏘아올리며 첫걸음을 내디딘 그는 프로데뷔 17년 만에 340호를 달성했다. 1997경기, 6960타수 만에 쓴 역사적 홈런포로 그의 개인통산 2207호 안타였다. 장종훈은 1987년부터 2005년까지 19년간 340개의 아치를 그린 뒤 유니폼을 벗어 양준혁은 앞으로 1개만 추가하면 신기록을 수립함과 동시에 역대 1인자로 올라서게 된다. 양준혁의 올 시즌 출발은 좋지 않았다. 타격감이 살아나지 않아 개막전에 2번타자로 나서 희생번트를 대기도 했다. 오른쪽 발목 상태도 좋지 않아 정상적인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전날까지 7경기에서 18타수 4안타로 타율은 0.222에 그쳤지만 이날 홈런포를 뽑아내면서 그동안의 마음고생도 훌훌 벗어던질 수 있었다. 그는 1993년 데뷔 첫해부터 2007년까지 15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때려냈지만 단 한번도 시즌 홈런왕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8홈런에 그치며 연속시즌 두자릿수 홈런기록도 멈추고 말았다. 그래서인지 타자 부문 각종 개인통산 신기록을 쏟아내고, 타격왕 4회(93·96·98·01년), 최다안타 2회(96·98년), 타점왕 1회(94년), 장타율왕 2회 (93·96년), 출루율왕 3회(93·98·06년) 등 타자로서 각종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그였지만 홈런왕 타이틀이 없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만년 2인자”라고 불렀다. 그러나 우직한 황소걸음으로 이날 마침내 한국프로야구사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낸 사나이로 이름을 올렸다. 그의 뒤를 잇는 심정수가 328홈런을 기록했지만 은퇴했고, 현역 프로야구 선수 중에는 양준혁에 이어 SK 박경완이 289홈런으로 2위인 셈이어서 당분간 그의 통산홈런 기록을 넘볼 타자는 없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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