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비·축구연이어…성남운동장이기막혀

입력 2009-04-16 23:3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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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밖의 일이 벌어졌다. 불과 하루 시차를 두고 같은 그라운드에서 럭비와 축구 경기가 열리게 된 것이다. 25일 HSBC 아시아 5개국 럭비 대회, 한국과 싱가포르의 대결에 이어 26일 성남 일화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K리그 경기가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치러진다. 럭비와 축구는 거칠기로 유명한 종목. 잔디가 망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프로축구연맹에서 올 시즌 스케줄을 2월 확정한 것을 감안할 때 경기장 주인인 성남시는 럭비 경기 개최 여부를 놓고 고민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 이해당사자인 성남 구단과는 사전 협의조차 없었다. 당초 대한럭비협회는 탄천종합운동장 대여를 희망했지만 현재 진행 중인 캐노피(지붕) 공사 때문에 성남종합운동장으로 장소를 바꿨다는 후문. 경기장을 위탁 관리하는 성남 시설관리공단의 한 관계자는 “경기장 대관 관련 공문은 아직 접수하지 못했지만 럭비 대회가 열린다는 얘기는 들었다”며 “럭비가 거친 종목이라 심각한 잔디 손상이 우려된다. 만약 비라도 오면 관리는 더 어렵다. 예비 잔디로 패인 곳을 밤새 메우는 방법도 있지만 필드 컨디션을 위해 최소 이틀은 사용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하루 두 차례 종합운동장을 대관하기 때문에 럭비가 열리는 것은 다음 날 축구 경기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겨울 빙상장으로 활용된 성남종합운동장의 잔디와 배수 시설은 최악으로 손꼽힌다. 결국 성남과 제주는 경기력에 악영향을 끼치는 최악의 조건에서 리그 일정을 소화하게 생겼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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