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초이부활비법?코치하기나름!

입력 2009-04-22 00: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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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섭
최희섭. 스포츠동아 DB

애틀랜타 시절 레오 마조니는 투수코치의 왕처럼 추앙됐다. 그러나 볼티모어로 옮겨선 명성에 흠집을 남기고 경질됐다. 성공의 딜레마랄까. 마조니의 ‘확고한’ 교육철학은 볼티모어에선 반작용을 일으켰건만 끝내 바꾸지 못하다 파멸했다. 이렇듯 지도법에 만능은 없다. SK 김성근 감독처럼 “요즘 선수들은 약해 빠졌다”하고 몰아붙이는 스타일도 있지만 전부가 그런 카리스마를 갖긴 힘들다. 특히 신세대들에겐 그렇다. 기술적 교습보다 멘털 카운슬러가 돼야 움직인다. 지옥훈련보다 선수의 의지를 자극해야 효과적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두드러진 2가지 재생 성공 케이스 역시 그렇다. ●KIA 최희섭이 황병일 타격코치를 만났을 때 KIA 최희섭은 황병일 코치를 사석에서 “아버지”라 부른다. 야구 고민부터 사생활까지 속내를 털어놓는다. 황 코치는 최희섭과 만난 이후 단 한번도 야단친 적이 없다. “희섭이는 사슴처럼 순하기에 상처를 주면 더 안 되는 성향”이라는 것이 터득한 결과다. 황 코치의 밀착 조련 하에 최희섭은 작년 12월 포항 특훈 이래 17kg을 뺐다. 그 기간 모텔에 묵었다. 딱 하루만 빼고 매일 훈련을 했다. 황 코치는 솔직히 이야기했다. “솔직히 메이저리그에서 네가 한 팀에 오래 정착했느냐? 여기 와서도 쫓겨나지 않는 용병이지 않느냐?” 그것이 자극이 됐다. 포항 특훈이 끝난 뒤 해외 전훈까지 자율을 줬는데 혼자서 훈련 스케줄을 짰다. “워낙 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나는 조금만 도와주면 되겠다고 느꼈다.” 지난해 최희섭의 나약한 근성 탓에 노심초사하던 조범현 감독의 시선도 달라졌다. 연습배팅 중 “희섭이 치는 것 좀 보라”고 기자들 앞에서 ‘자랑’할 정도다. ○롯데 이정민이 아로요 투수코치를 만났을 때 롯데 이정민은 지난해 상무에서 제대했다. 선한 인상만 보고 아로요 코치는 “떨지 않고 던질 수 있겠느냐” 하나만 물었다. 가르침은 간단했다. “마운드에서 포수 미트까지 마음의 라인을 그리고 거기에 공을 얹는다는 느낌으로 던지라”고 했다. 상황이 어떻든, 타자가 누구든 그것만 생각하라고 했다. 팔꿈치 수술 후 처음엔 전훈 참가, 그 다음엔 1군 엔트리가 목표였던 이정민은 어느새 개막 셋업맨으로 확정됐다. 최향남의 이탈도 행운이었다. 개막전부터 운이 따랐고, 1구 투구 승리, 3중살 등 횡재가 줄을 이었다. 6경기 9이닝 방어율 0. 언젠간 맞으리라 여기지만 던질수록 자신감이 붙는 건 어쩔 수 없다. 이제 이승엽의 56호 피홈런 투수란 과거를 딛고 롯데 불펜의 에이스로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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