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씽스페셜]테베스‘몽니’에박지성이운다

입력 2009-04-30 21:5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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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경기연속결장왜?
‘산소탱크’ 박지성은 끝내 퍼거슨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벌써 3경기 연속 결장이다. 선발 리스트에서 빠진 박지성은 터치라인 부근에서 베르바토프와 함께 워밍업을 했다. 이윽고, 벤치에서 교체출전 사인이 나왔다. 베르바토프보다 먼저 벤치의 부름을 들은 박지성은 ‘자신이냐’는 제스처를 취했다. 최근 2경기를 내리 결장한 터라 출전의지는 어느 때보다 높았을 터. 그러나 벤치의 손짓은 베르바토프를 향한 것이었다. 실망한 박지성은 다시 몸 풀기에 열중하다 종료 15분여를 남기고 벤치로 돌아가 앉았다. 그게 끝이었다. 이날 박지성이 피치에서 팬들에게 모습을 드러낸 전부였다. 사실 박지성이 30일(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홈경기(맨유의 1-0 승)에 출전하지 못하리란 것은 킥오프 전부터 일찌감치 감지됐다. 경기 30분전 프레스에 전달된 양 팀의 라인업은 박지성의 3경기 연속 결장이란 확정 통보처럼 느껴졌다. 박지성이 선발 출전하지 못한다면 교체출전은 애당초 물 건너가는 상황이라는 것이 올드 트래포드 프레스 박스의 전체적인 분위기였다. 테베스와 안데르손의 선발 출전은 박지성의 선발 기회는 물론, 후반 교체 출전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박지성 자리에는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라이언 긱스의 교체출전이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긱스는 이번 경기로 맨유 역대 800번째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앞두고 있었다. 퍼거슨은 경기 전부터 6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운 스콜스와 800경기 출전 기록을 앞둔 긱스를 지목, 자신의 축구인생을 맨유에 쏟아 부은 두 노장에 경의를 표했다. 그는 “이들 2명이 맨유의 다른 선수들이 본받아야 할 모범이 되고 있다”는 말로 기용 의사를 내비쳤다. 박지성에겐 테베스의 몽니가 또한 악재로 작용했다. 테베스는 “난 이번 시즌 충분히 출전하지 못했다”며 올 시즌이 끝난 뒤 맨유를 떠날 수도 있음을 밝혀 퍼거슨의 마음을 졸이게 했다. 결국 퍼거슨은 그를 선발 출전시켰고, 박지성의 자리는 없어졌다. 박지성의 출전을 어렵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은 ‘골을 넣을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 골을 넣지 못하더라도 뭔가 임팩트를 줘야 하는데 박지성은 이에 못 미치고 있다는 것이 현지의 냉정한 평가다. 전반 16분 존 오셔가 일찍이 골을 터뜨렸음에도 아스널에 1점차 리드가 불안한 퍼거슨으로선 ‘공격력 강화’를 위해 박지성보다 베르바토프라는 카드가 더 필요했다. 퍼거슨은 “이번 주말, 미들즈브러전에 박지성을 출전시키겠다”고 했지만 계속되는 결장에 안타까움만 쌓이고 있다. 맨체스터(영국) | 전홍석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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