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머리깎고…이악물고…봉중근이살아났다

입력 2009-05-02 07: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봉중근
봉중근.
[스포츠동아 DB]

LG 봉중근(29)은 최근 머리를 짧게 잘랐다. WBC 준우승의 영웅, 국가대표팀 에이스. ‘의사 봉중근’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프로야구 최고의 스타가 됐지만 시즌 초반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봉중근은 1일 히어로즈와 경기 전까지 5경기에 선발로 나와 1승 3패를 기록했다. 32이닝 동안 10자책점을 허용 방어율은 2.81로 수준급이었지만 확실히 팀 승리를 이끄는 에이스로서의 역할은 해주지 못했다. 부진이라고 몰아세울 수 없는 성적이지만 에이스에게는 조금 아쉬운 모습이었다. 박명환과 옥스프링이 부상으로 2군에 머물고 있는 LG입장에서는 봉중근이 더 많은 이닝 동안 마운드에서 버텨주기를 바랬다. WBC 이후 쏟아진 관심은 봉중근에게 더 큰 부담이 됐다. 훈련에 방해가 될 정도로 이어진 인터뷰에 화보촬영까지 경기 외에 신경써야할 스케줄도 많아졌다. 지난달 둘째 딸을 얻어 집에도 더 많이 신경을 써야했다. 보다 못한 김재박 감독은 쓴 소리를 했다. “한눈팔지 말고 야구에 집중해라.” 그리고 봉중근이 LG의 에이스라는 점을 다시 일깨웠다. 봉중근은 1일 선발을 앞두고 머리를 짧게 자르고 힘을 냈다. 연습 때는 일부러 더 큰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며 힘을 냈다. 그리고 1일 잠실구장의 1만 4000관중은 WBC 한국의 에이스 봉중근을 다시 볼 수 있었다. 8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잡으며 2실점으로 팀 승리를 이끈 역투. 직구 스피드는 최고 148km까지 기록하며 힘이 넘치는 투구로 관중들을 열광시켰다. 위기도 있었다. 3회 히어로즈 유망주 장영석에게 홈런을 얻어맞으며 흔들렸다. 연속해서 허준에게 2루타를 맞았고 강종호의 번트를 잡다 놓치며 추가 실점을 했다. 그러나 에이스는 흔들리지 않았다. 위기를 범타로 마무리하고 한 회 한 회 마운드를 지켰다. 동료 선수가 에러를 기록해 주자를 출루 시켜도 오히려 미소로 힘을 냈다. 그라운드에서 함께 뒤는 선수들은 물론 관중들까지 믿음이 가는 한국의 에이스 그 모습 그대로였다. 봉중근은 경기를 마치고 “오늘 직구가 좋아서 포수 김정민 선배가 원하는 곳에다 공을 던질 수 있었다. 중반 이후에는 변화구를 많이 던지며 완급 조절에 신경을 썼다”며 웃었다. 그리고 “팀 동려들이 많은 득점을 올려줘 쉽게 할 수 있었다”고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마운드에서 내려와도 끝까지 믿음직한 에이스의 모습이었다. 잠실|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