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애프터]“장애는장애아냐”진용식씨힘찬페달

입력 2009-05-20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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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용식(왼쪽 끝)이 소속된 의정부MCS의 회원들. 의정부MCS 회원인 남용찬씨는 “사이클은 자전거계의 스포츠카”라면서 “시속 50-60km로 달릴 때면 온 몸이 짜릿하다”고 했다.전주-광주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혹시 상처를 건드리지는 않을까 싶어, 장애인선수에게 질문하는 일은 항상 조심스럽다. 언제부터 몸이 불편했는지, 운동을 하면서 힘든 점은 무엇이었는지. ‘차이’가 부각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질문은 항상 미안한 말투로 포장된다.

진용식(31·의정부MCS)씨는 그런 생각조차도 헛된 우월감일 수 있다는 것을 일깨줘졌다. 결승선을 통과하고, 땀방울이 아직 다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만난 그. 첫 마디는 “나 괜찮으니까, 자연스럽게 물어보라”는 것이었다. ‘난 불편함이 없는 사람’이라는 뜻이었다.

진용식씨는 장애인 사이클 계의 암스트롱. 2000년 시드니장애인올림픽 사이클5km에서 금메달, 사이클20k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뒤, 2008년 베이징장애인올림픽에서도 은메달과 동메달을 추가했다. 4월30일, 제1회 대한민국자전거축전 전주-광주 구간에서는 3시간6분49초04의 기록으로 참가선수 94명 중 59위에 올랐다. 선두그룹을 형성한 수 십 명이 동시에 골인해서 순위에서는 다소 밀렸지만, 구간1위 인치환(3시간6분37초40·STORCK FLETA)씨와는 불과 12초 차였다.

“힘든 점이요? 시각장애인도, 절단장애인도 모두 사이클을 타요. 안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이 어디 있나요? 장애란, 단지 살면서 느끼는 여러 어려움들 중 하나일 뿐입니다. 그래서 전 한 번도 기죽어 다닌 적이 없어요.” 정말 장애가 되는 것은 장애 자체가 아니라 장애에 대한 인식이라는 사실을, 진용식씨의 힘찬 사이클 페달은 말해 주고 있었다.

전주-광주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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