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가본‘챔스결승’결전의땅로마…콜로세움에박지성이떴다

입력 2009-05-26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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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스포츠동아 DB]

393억원…총성없는‘쩐의전쟁’
로마 시내 곳곳에 설치된 공공 수도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입을 대고 저마다 손에 들린 물병을 채워나갔다. 콜로세움과 산 피에트로 대성당 그리고 베네치아 광장 앞에서도 사람들은 목을 축이고 그늘을 찾았다. 사람들은 섭씨 32도까지 오른 날씨에 “Oggi fa caldo(날씨가 덥다)”며 혀를 내둘렀다.

더운 날씨에 대해선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지중해의 편서풍과 지구 온난화 얘기가 그 중 하나. 그러나 세상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이듯 가장 과학적이지 못한 이유가 모든 사람들의 귀를 솔깃하게 한다. “27일(현지시간)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펼쳐지는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결과를 놓고 유피테르(제우스)와 넵투누스(포세이돈)가 내기하느라 열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우스갯소리이긴 하지만 그만큼 유럽축구연맹(UEFA)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열기가 로마를 후끈 데우고 있다.

콜로세움, 카스텔 산탄젤로, 나보나 광장에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공인구인 ‘피날레 로마’ 대형 모형이 설치됐다. 특히 콜로세움 앞 광장에는 23일부터 ‘챔피언스 페스티벌’ 이 열리고 있다. 콜로세움 옆 개선문 앞에는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가 전시됐고, 경기에 나설 양 팀을 소개하는 부스도 차려졌다. 당연히 박지성의 얼굴도 자랑스럽게 걸려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26일 오후에는 맨유와 바르셀로나의 홍보대사인 올레 군나 솔샤르와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가 팬들과 만난다. 경기가 열리는 27일에는 루드 굴리트 감독이 이끌고 이안 러시, 프랑크 레이카르트 등 은퇴 축구 스타들이 콜로세움을 찾아 이탈리아 선발팀과 한판 경기를 갖는다.

로마 전역은 챔스리그 결승전으로 축제 분위기가 물들어가고 있지만, 정작 경기를 펼칠 당사자들은 신중하다. 양 클럽 모두 일찌감치 리그 우승을 확정지어 직전 리그 경기에서는 비주전급 선수들을 투입하며 여유롭게 준비했다. 언론과의 만남 역시 지난 주에 공식 미디어데이를 펼친 뒤 꽁꽁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이렇게 양 클럽이 아무런 소리 없이 준비하고 있는 것은 올 시즌 가장 중요한 마지막 승부이기 때문이다. 이 경기에서 승리해 우승을 하는 클럽에게는 700만 유로(117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상금이 주어진다. 결승까지 오는 동안 받은 참가 및 승리수당까지 포함한다면 우승팀은 2340만 유로(393억원)를 받게 된다. 여기에 대회 중계권과 스폰서십 계약료 분배금은 성적에 따라 별도로 받게 된다. 엄청난 돈이 걸려있는 만큼 신중하게 준비할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 치안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맨유팬들과 로마 축구팬들 사이의 충돌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맨유와 아스널, 미들즈브러 등이 로마에서 경기를 가지면 칼부림이 벌어졌다. 특히 2006-2007시즌 AS 로마와의 챔피언스리그 8강전이 끝난 뒤 맨유팬들과 로마 팬들 사이에 시가지 충돌이 벌어졌고, 이듬해에도 또 충돌해 5명이 흉기에 찔렸다.

올 시즌은 로마팬들 뿐만 아니라 마케다 이적과 관련해 라치오의 팬들도 맨유팬들을 벼르고 있다. 맨체스터와 로마의 치안 당국은 맨유팬들에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티켓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로마로 가지 않는 게 좋고 가더라도 조용히 있다 오라”고 경고했다.

로마(이탈리아) | 이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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