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영은이상우의행복한아침편지]고마운등뼈식당사장님

입력 2009-06-03 15: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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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행복한 아침’에 방송된 재밌는 사연들이 ‘스포츠동아’에 실린다는 걸 다른 분들도 알고 계신가요? 저는 감자탕 집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희 식당에서 스포츠동아를 구독해서 저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신문에 실린 그 사연들을 읽고 있답니다.

방송 시간이 한창 바쁠 시간이라, 방송은 자주 못 듣는데, 신문에 실린 사연은 거의 일상처럼 늘 읽고 있어요. 그러다 혹시. 내 사연도 스포츠동아에 실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저희 사장님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제가 이 가게에서 일한 지는 이제 두 달이 조금 넘었어요.

제 나이 쉬흔셋인데도 전혀 힘든 줄 모르고 일 할 정도로 저희 사장님도 좋으시고 가게 사람들도 좋습니다.

첫 날 출근했을 때 사장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아주머니. 제가 나이가 어리니까, 사장이라 생각하지 마시고 그냥 친동생하고 같이 일한다 생각하시고 맘 편히 일하세요”라고요.

얼마나 고맙던지 같은 일도 더 열심히 하게 되더군요.

제 손으로 만들어진 감자탕이 아주아주 맛있어서 가게가 더욱 번창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저는 그런 꿈을 자주 꿨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갑자기 일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시아버님께서 7년 전부터 병석에 누워계셨는데, 그 병간호를 시어머니께서 손수 해오고 계셨거든요. 아버님 병간호는 자식들 손에 거치게 하지 않겠다며 힘든 병간호를 혼자서 꿋꿋이 해오셨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그런 시어머니께서 갑자기 쓰러지셔서 제가 아버님 병수발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실장님께 시댁 얘기를 하며, 그만두겠다고 말씀드렸지요.

아쉬움보다는 죄송한 마음이 더 컸습니다. 그래서 사장님께 직접 말씀도 못 드리고, 실장님께만 겨우 말씀드리고 급하게 일을 그만뒀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3일 만에 시어머니께서 깨어나셨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대구에 살고 계시는 저희 형님께서, 아버님을 직접 모시겠다며 연락을 해오셨습니다. 맏며느리니까, 직접 모시겠다고 하시더군요.

한숨 돌리고 나니까 가게 생각이 났습니다. ‘내가 급하게 그만둬서 아직 사람을 못 구했을 텐데, 내가 가서 좀 도와드려야겠다’ 그래서 실장님께 연락을 드렸는데 사장님께서 전화를 바꿔 받으시더라고요.

“배봉옥 씨. 시부모님 일로 많이 놀라셨을 텐데, 일단 5일 정도 푹 쉬시고 다시 출근해주세요. 다시 오신다면 저희는 얼마든지 환영입니다” 그렇게 말씀해주시는 겁니다.

사실 저는 다시 출근하고 싶었는데, 너무 죄송해서 그 말씀을 드릴 수 없었거든요. 그런데 사장님께서 먼저 배려해주시니 그 마음이 어찌나 감사 하던지요. 지금 경기가 안 좋아서 사람 하나 얼른 구하는 게 시급할 텐데, 저를 먼저 배려해주시니 그 감사한 마음을 다 헤아릴 수 없었습니다.

그 덕분에 저는 다시 일하게 됐고, 시어머니도 많이 좋아지셨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 제게 참 감사하고 좋은 일이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저처럼 저희 등뼈식당 식구들도, 사장님도 좋은 일 많이 생기셨으면 좋겠어요.

저희 식당이 최고가 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경북 경산시 | 배봉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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