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 ML 30연속경기안타가힘든이유

입력 2009-06-05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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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는 2명의 ‘머신’이 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앨버트 푸홀스와 시애틀 매리너스의 스즈키 이치로다. 둘은 타격에 관한 한 현역 최고다. 푸홀스와 정면 승부는 투수가 ‘섶을 지고 불로 뛰어드는’ 격이다. 홈런 아니면 장타다. 이치로에게는 안타다. 둘은 투수가 아웃시키기 가장 힘든 타자로 꼽힌다. 그래서 ‘히팅 머신’이다.

이치로는 4일(한국시간)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도 3회말 제이슨 바르가스로부터 우전안타를 빼앗아 27연속경기안타행진을 이어갔다. 시애틀 팀 기록과 본인의 최고 기록 연장이다.

이치로는 200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올해 처음으로 부상자명단에 올랐지만 한 시즌 200안타는 쉽게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치로는 현재 8년 연속 200안타 타이기록을 세우고 있다. 올해 간단히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윌리 킬러가 1894년부터 1901년까지 8년 연속 작성했다. 분업화되지 않았던 당시 투수와 현재를 비교한다면 이치로의 기록이 훨씬 우수하다고 볼 수 있다.

뒤늦게 메이저리그에 입문하고도 대기록을 작성한 이치로의 타격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이치로가 ‘히팅 머신’임에도 불구하고 연속경기안타는 현재기록이 최고라는 점이다. 30경기를 넘지 못했다. 이치로는 20연속경기 이상을 통산 6차례 작성했다. 내셔널리그 연속경기안타 최고기록(44경기) 보유자이자 역대 최다안타(4256개)를 작성한 피트 로즈도 20연속경기 이상은 5차례에 불과하다.

메이저리그 최고 기록인 조 디마지오의 연속경기안타(56)는 깨지기 힘든 불가능의 기록으로 평가받는다. 선수는 30연속경기안타행진이 이어지면 서서히 심리적 부담감을 안게 된다. 게다가 미디어 종사자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매 경기 안타 작성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메이저리그에는 미디어들의 보이지 않는 룰이 있다. 연속경기안타가 진행될 때 29경기까지는 로컬뉴스로 취급된다. 30경기부터 전국적인 뉴스로 부각된다. 즉, 30경기부터 본격적인 연속경기안타행진을 시작하는 셈이다.

지난달 워싱턴 내셔널스의 라이언 짐머맨도 연속경기안타행진을 벌였다. 전국 뉴스로 취급되는 30경기에서 안타행진이 딱 멈췄다. 이치로의 연속경기안타행진이 이번에는 몇경기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LA|문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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