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의용병이야기]크루세타와디아즈우정,알고있나요?

입력 2009-06-06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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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따라한국행…친구따라귀국계획
몇 해 전부터 필자는 외국인 선수로 크루세타와 디아즈를 영입하고 싶었지만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되기 위한 꿈을 포기하지 못하던 이들을 영입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008년 겨울 크루세타가 삼성 구단과 계약을 하자 디아즈는 자신의 친구와 함께 할 수 있는 한국행을 결심합니다. 2002년 LA 다저스 싱글 A팀에서 함께 활약한 이들은 룸메이트가 되어 우정을 키워갑니다.

동일 포지션 선수와 룸메이트를 피하고, 같은 고향 출신 룸메이트를 원하던 그들은 그 이후 오랜 시간 다른 팀에서 활약하다 2007년 텍사스에서 잠시 재회합니다. 경기가 끝나면 항상 전화 통화로 서로의 경기 결과를 확인하고, 대전과 대구에서 원정 경기가 있을 때면 늘 함께 지내는 그들에게서 진정한 우정의 의미를 엿보게 됩니다.

○크루세타가 건넨 5000 달러

2008시즌 디아즈는 휴스턴과 시애틀 트리플 A팀을 옮겨 다녔고 예전에 비해 적은 연봉을 받았습니다. 이에 반해 디트로이트와 50만 달러의 스플릿 계약(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 머무는 일수를 계산해 연봉을 받는 것)을 맺은 크루세타는 디아즈보다 많은 연봉을 수령했습니다.

예전에 디아즈가 그런 것처럼 친구가 자신보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자, 크루세타는 아무런 조건 없이 디아즈에게 5000 달러를 송금합니다. 20대 초반에 메이저리거가 된 디아즈 또한 크루세타를 위해 몇 차례 수천 달러를 송금해준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들에게는 서로가 갖고 있는 것을 공유하며 상대방이 가지지 못한 것을 채워주려는 배려가 있습니다.

○함께여서 행복한 그들

시즌 초반 불안한 모습을 보이던 크루세타에게 디아즈는 미국에서 던지던 방식 그대로 직구 구사 비율을 높여 자신감 있는 피칭을 할 것을 주문했고, 2군에 내려간 디아즈에게 포기하지 않으면 기회는 분명히 다시 찾아 올 것이라는 격려를 해주며 시즌이 끝난 뒤 함께 고국으로 돌아가자던 크루세타. 서로에게 힘이 되는 친구의 존재로 두 선수는 힘든 이국 생활을 즐겁게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혼자가 아닌 둘이어서 행복한 크루세타와 디아즈. 세상에는 자기가 무엇을 해야 행복한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진정한 우정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 또한 수없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토록 좋아하는 야구를 한국에서 함께할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라고 합니다.

한화 외국인선수스카우트 겸 통역

좋아하는 일을 하기에 행복하다. 구단 프런트에 앞서 한 사람의 야구팬으로서 재미있는 뒷담화를 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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