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커뮤니티실드74분출전…맨유승부차기패

입력 2009-08-10 01: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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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스포츠동아DB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커뮤니티 실드(전년도 프리미어리그 우승팀과 FA컵 챔피언이 정규리그 시작을 앞두고 맞붙는 일종의 슈퍼컵)에서 무난한 모습을 보이며 2009년-2010년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박지성은 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의 커뮤니티 실드에서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출전, 후반 29분 라이언 긱스와 교체되기 전까지 74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로써 박지성은 지난 2005년 7월 맨유에 합류한 이후 처음으로 커뮤니티 실드에 출전하는 기쁨을 맛봤다. 박지성은 최근 세 시즌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2007년과 2008년에는 무릎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공격 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안정감 있는 플레이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에 충분했다.

이날 강력한 포지션 경쟁자 안토니오 발렌시아의 선발출장을 내다본 영국 언론들의 예상을 깨고 4-4-2 포메이션의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박지성은 경기초반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다.

폭넓은 활동반경을 앞세워 중원과 측면을 오가며 공격의 이음새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박지성은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와 포지션 스위치를 통해 상대 수비진을 흔들며 활발한 공격을 펼쳤다.

적극적으로 골 욕심도 냈다. 전반 16분에는 루니가 헤딩으로 문전으로 연결한 볼을 쇄도하며 왼발 논스톱 슈팅을 날렸지만 첼시 골키퍼 체흐의 선방에 막히면서 아쉽게 골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전반 27분에는 체흐가 쳐낸 볼을 트래핑한 뒤 침착하게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오른쪽 골포스트를 벗어나고 말았다.

이후 박지성은 후반전에 첼시의 파상공세를 1차적으로 차단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비가담을 펼친 탓에 활발한 공격은 보이지 못했다.

앞선 1997년과 2007년 두 차례 첼시와의 맞대결에서 승부차기로 승리한 바 있는 맨유의 세 번째 도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선취골은 맨유의 몫이었다. 전반 9분 대런 플레처의 패스를 이어받은 루이스 나니가 아크 서클 왼쪽에서 수비수 한 명을 따돌리고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네트를 가른 것.

이후 경기의 주도권을 잡아가던 맨유는 계속해서 첼시의 골문을 여러차례 노렸지만 추가골 없이 전반을 1-0으로 앞선 채 마쳤다.

맨유는 후반 7분 동점골을 허용하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혼전을 펼치던 중 말루다가 크로스를 올렸고, 디디에 드로그바와 맨유 골키퍼 벤 포스터와 경합을 벌이는 과정에서 볼이 뒤로 흐르자 뒤에 받치고 있던 카르발료가 헤딩으로 밀어 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첼시는 후반 26분 역전에 성공했다. 저돌적인 돌파를 시도한 드로그바가 페널티 박스 오른쪽으로 연결한 패스를 프랑크 램파드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다급해진 맨유는 후반 30분 긱스, 마이클 오언, 폴 스콜스 등 선수 4명을 대거 교체 투입시키며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이에 첼시도 말루다 대신 미드필더 데코를 넣어 맞불을 놓았다.

일진일퇴의 공방을 펼치며 첼시의 승리가 굳어지는 듯 보였던 후반 90분. 루니가 맨유를 패배에서 건져냈다. 긱스의 패스를 이어받은 루니가 페널티박스 안까지 치고 들어간 뒤 침착하게 왼발슛으로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연장전 없이 치러진 승부차기에서는 첼시가 웃었다. 맨유의 첫 번째 키커 긱스와 세 번째 키커 파트리스 에브라의 슈팅이 체흐의 선방에 막힌 반면 첼시는 람파드-미하엘 발락-칼루가 모두 골을 성공시키며 2005년 이후 4년 만에 커뮤니티 실드 우승컵을 탈환했다.

동아닷컴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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