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골퍼비용얼마나?주1회라운드, 1년에1천만원든다

입력 2009-08-12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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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비-소모품구입비등제외…회원권등추가땐30년에10억
국내에서 골프를 한다고 하면 일단 ‘먹고 살만하다’고 생각한다. 고가의 장비에, 비싼 그린피를 생각하면 서민이 즐기기에는 무리라는 얘기다.

실제로도 그럴까? 골프를 하기 위해선 과연 얼마의 비용이 들까.

30대 중반에 시작해 60대 중반까지 30년간 골프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골프로 쓰게 될 비용은 얼마나 될까.

주니어 골프선수에게 1년간 투자되는 비용은 7000만원∼1억원 정도 든다고 한다. 라운드 비용에, 클럽 및 용품 구입비, 전지훈련비, 레슨비 등을 합한 금액이다.

골프를 시작해 최소 3년∼5년 이상 걸려야 프로가 될 수 있다고 하니 적어도 3억∼5억원은 써야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프로가 돼 잘 하면 1년 안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도 있지만, 대개는 4∼5년 이상 투어 생활을 하거나, 레슨 현장에서 땀을 흘려야 겨우 본전을 뽑을 수 있다. 레슨으로만 생계를 유지할 경우 그 이상 걸리는 경우가 태반이다.

○초기 레슨비-연습장 이용료 월 35만원

아마추어들은 어떨까. 최근 골프를 시작한 직장인 구본식(37) 씨는 앞으로 30년 동안 골프를 칠 경우 얼마나 쓰게 될지 계산해봤다.

구 씨가 가장 먼저 지출한 비용은 클럽 구입비다. B사의 드라이버 75만원에, P사의 페어웨이 우드 2개 60만원, M사의 아이언 140만원, T사의 퍼터 35만원, 그리고 가방 35만원에 신발 구입비로 20만원을 썼다. 모두 365만원이 들었다. 만만치 않은 비용이지만 몇 달만 허리띠를 졸라매면 될 것 같아 통 크게 질렀다.

매달 들어가는 레슨비와 연습장 이용료도 지갑을 얇게 만들었다.

레슨비 15만원에 연습장 이용료 20만원까지 매월 35만원씩 들어간다. 4개월째 레슨을 받고 있다. 모두 140만원을 썼다.

지난 주말에는 처음으로 골프장에 나갔다.

들뜬 마음으로 머리를 올린 구 씨는 집에 와서 영수증을 체크했다. 그린피 22만원, 캐디피 2만5000원(이하 4명이 각각 분담), 카트비 2만원, 식대 1만5000원이 들었다. 교통비는 따로 3만원 정도 들었다. 모두 31만원을 썼다.

지금까지 들어간 비용을 종합해서 계산해보면 1년, 10년 그리고 30년간 써야할 비용이 나온다.

○1년에 1100만원, 10년에 1억5000만원

구 씨가 당초 예상했던 골프비용은 월 100만원이다. 이 정도면 해볼만 하다고 생각해 골프에 입문했다.

연습장 이용료와 레슨비는 5개월째부터 제외했다.

골프가 불가능한 여름과 겨울 3개월을 제외하고 주 1회씩 라운드 한다고 가정하면 필드에서 쓰는 비용으로만 1100만원 가까이 든다. 매달 100만 원 안팎의 돈을 써야 한다. 예상과 비슷한 금액이다.

그러나 기간이 길어질수록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10년 동안 골프를 한다고 가정하면 라운드 비용만으로 1억1100만원이 든다. 매년 그린피와 캐디피 등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까지 더하면 1억2000만 원 이상을 써야 한다.

2년에 한 번 클럽을 교체한다고 가정할 때 10년간 최소 1500만 원이 더 든다. 올 겨울 친구들과 계획하고 있는 해외 골프투어는 2년에 한 번씩만 가기로 마음먹었다. 동남아를 기준으로 했을 때 150만원을 잡았다. 10년간 5번 나가면 750만원을 쓰게 된다. 모두 합하면 10년 간 1억4250만원이 든다.

여기에 골프웨어 구입비와 골프볼, 장갑 등 소모품 구입비 등까지 추가하면 연간 200∼300만 원 이상이 더 든다.

30년으로 계산하면 비용은 눈덩이가 된다. 기본적으로 써야하는 라운드 비용과 클럽 교체비, 해외골프 비용만 4억3500만원이 들고, 여기에 물가상승률을 더하면 5억원이 넘는 돈이 들어간다.

골프장 회원권이라도 구입하면 그 비용은 더 불어나게 된다. 국내 골프장 회원권의 평균 가격은 3억원 안팎이다. 가족 중 추가로 골프를 시작하면 비용은 2배로 늘어나 30년 동안 10억원에 가까운 돈을 써야 한다.

계산기를 두드린 구 씨는 아파트 한 채나 되는 돈을 쓰면서 계속 골프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물론 그러기엔 너무 늦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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