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량드라마,저조한시청률에‘오싹’

입력 2009-08-17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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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만에 등장한 납량 특집극 ‘혼’(왼쪽)과 ‘2009 전설의 고향-혈귀’편. 하지만 일부 선정적이고 잔혹한 장면과 함께 낮은 시청률로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사진제공|KBS·MBC

무덥고 끈적끈적한 여름밤의 짜증을 시원하게 날려주겠다던 두 편의 납량 특집 드라마가 시청자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한층 더 오싹한 공포의 맛을 보여주겠다”고 선언하며 등장한 MBC 드라마 ‘혼’과 KBS 2TV ‘전설의 고향’은 5일과 10일부터 각각 시작했다. 그러나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무더위로 인한 짜증 속에 시간이 지날수록 시청자는 두 드라마를 외면하고 있다.

○‘전설의 고향‘…선정적 장면-어색한 CG 등 지적

‘2009 전설의 고향’에 대해 시청자들은 대체로 “전작의 명성에 못 미친다”는 냉담한 평가이다. 지난해 9년 만에 부활한 ‘2008 전설의 고향’이 평균 10%%대 후반의 시청률을 보인 것과 달리 올해는 1회와 2회 모두 6.8%%의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매회 다른 주인공들이 새로운 내용으로 나서는 ‘2009 전설의 고향’은 ‘혈귀’, ‘죽도의 한’이 방송됐다. 특히 과거 ‘전설의 고향’ 시리즈에서 볼 수 없었던 흡혈귀를 등장시켜 새로운 소재에 도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방송 후 시청자들은 15세 관람 등급에 안 맞는 선정적인 장면이 자주 등장하고, 컴퓨터그래픽(CG) 처리가 어색한 점에 대해 비판했다. 1회에는 남편과 기생의 정사 장면, 외간 남자가 여자의 옷을 벗기는 장면 등이 여과없이 방송됐다. 시청자들은 또한 미흡한 CG와 귀신 분장 등으로 “차리리 CG가 없는 게 더 낫다” “공포도 없고, ‘전설의 고향’에 대한 향수도 없다”고 비난했다.

‘전설의 고향’의 한 관계자는 “특수분장과 다양한 특수효과를 이용해 눈높이가 높아진 시청자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혼’ 빠진 ‘혼’

11.5%%로 비교적 무난하게 출발한 ‘혼’은 방송 4회 만에 한 자릿수 시청률로 추락했다.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2,3회에 12.0%%의 수치를 보인 후 13일 방송한 4회에서 9.4%%까지 떨어졌다.

이서진 주연의 ‘혼’은 MBC에서 14년 만에 부활한 납량특집 드라마라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다. 그러나 방송 4회 만에 수목드라마 꼴찌로 추락하며 인기가 떨어진 데에는 ‘너무 자극적이고 잔인하다’는 지적이 컸다.

잔혹하게 살인하는 내용 때문에 ‘19세 이상 시청가’ 판정을 받긴 했지만, 매회 피 튀기는 장면들이 많이 등장해 “보기 거북하다”는 의견이다. 눈으로 보이는 공포를 극대화하겠다는 제작 의도가 오히려 시청률을 깎는 요인이 됐다.

또한 주무대인 고등학교와 그 안에서 벌어지는 여고생의 자살, 집단 따돌림 등은 이미 여러 영화 등에서 익숙하게 봐왔던 것들이라 소재 면에서도 신선하지 않았다.

연출을 맡은 김상호 PD는 “영화 ‘여고괴담’과 같은 공포를 생각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분장이나 조명으로 공포를 주기보다 인간 근원에 대한 공포를 다루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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