넵스 마스터피스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이보미가 강용면 작가가 만든 트로피 ‘비움’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제공 넵스]

넵스 마스터피스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이보미가 강용면 작가가 만든 트로피 ‘비움’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제공 넵스]


지난 21일이 생일이었다. 제주도에 같이 내려온 어머니께 우승으로 생일 선물을 드릴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 조금 실수도 있었는데 많은 분들이 응원해줬다. 같이 플레이한 (박)인비에게 조금 미안했을 정도다.

드라이버 샷 비거리가 짧은 편이 아닌데, 오늘 함께 플레이한 안선주, 박인비 선수가 워낙 장타자라 오히려 내가 단타자처럼 보였다. 비거리가 보통 240∼250야드는 날린다. 절대 짧은 편은 아니다.

어젯밤에 긴장해서 잠을 설쳤다. 어머니와 조범수 프로께서 좋은 얘기를 많이 해 줘서 긴장이 많이 풀렸다. 이전까지는 이런 기회가 오면 스스로 나쁘게 생각했는데, 오늘은 좋게 생각했다.

연장 첫 번째 홀에서도 버디 퍼트를 실패한 뒤 ‘꼭 우승하고 싶으니 기회를 달라’고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그래서 그런지 인비가 버디 퍼트를 놓쳤다. 오늘은 내가 이겼지만 인비가 미국에 가서 더 많이 우승하길 바란다.

우승상금으로 1억원을 받았는데 큰 집으로 이사 가는 데 보탤 계획이다. 원래 집은 강원도 인제다. 지금은 연습을 위해 수원에 머물고 있는데, 엄마와 함께 생활하기 좁은 집이다.

돈이 모자라지만 올해 더 많이 우승해서 큰 집으로 이사하고 싶다.

올해 남은 대회에서 2승을 더해 3승까지 하고 싶다.

일본의 요코미네 사쿠라 선수를 좋아한다. 그 선수를 보면 당찬 모습과 자기 플레이에 집중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오늘 그렇게 플레이하겠다고 다짐했다. 긴장하지 말고 평소 하던 대로 루틴하려고 집중했는데 그게 잘 맞아 떨어졌다.

지난 5월, 한국오픈에서 실패했던 경험이 오늘 우승에 도움이 됐다. 아마 그때 실패했던 경험이 없었다면 오늘 우승도 하지 못했을 것 같다.

인터넷 카페에 팬클럽이 있다. 아직 150명밖에 없지만 이번 우승으로 팬이 더 많이 늘어날 것 같다. 나도 아직 가입하지 않았는데 오늘 올라가면 팬클럽에 가입할 생각이다.

정리|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