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우승계기로본‘ESPN선정스포츠최대이변톱10’

입력 2009-08-25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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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주먹이 쓰러졌다. 1990년 도쿄에서 열린 헤비급 매치에서 마이크 타이슨은 41-1의 압도적인 우세 예상에도 불구하고 더글라스에게 KO패 당했다. [스포츠동아]

“당신은 기적을 믿으십니까? 네.(Do you believe in miracles? Yeess.)”

1980년 레이크플래시드에서 벌어진 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 경기에서 미국이 강호 소련을 꺾자 당시 경기를 중계한 캐스터 알 마이클스가 던진 유명한 코멘트다. 이 코멘트는 이제 스포츠에서 큰 이변이 벌어질 때 자주 애용되는 고유문장으로 굳어졌다.

아직 감동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지난 17일(한국시간) PGA 챔피언십 대회에서 양용은이 ‘골프황제’타이거 우즈에 역전승을 거둔 것도 이에 버금가는 기적의 연출이었다. 실제 미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양용은이 우즈를 꺾고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한 것을 제임스 ‘버스터’ 더글라스가 ‘핵주먹’마이크 타이슨을 KO로 누르고 헤비급 정상에 오른 것과 비교했다.

양용은의 기적 우승을 계기로 역대 스포츠 사상 ESPN이 선정한 최대 이변 톱 10을 살펴봤다. 팬들에 따라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다분히 미국적 시각에서 본 것임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1 1980년 빙판의 기적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지가 선정한 20세기 가장 위대한 스포츠 장면으로 꼽힌다. 당시에는 미국과 소련이 적대관계에 있었던 터라 동계올림픽에서의 승리가 더 큰 의미로 부각됐다. 요즘도 그렇지만 아이스하키는 소련이 최강이다. 미국은 젊은 대학생 주축의 아마추어 선수들이었고, 소련은 최정예팀이었다. 1년 가까이 팀워크를 맞춘 금메달 후보였다. 동계올림픽에 들어가기 전 치른 친선경기에서 소련은 미국을 10-3으로 눌렀을 정도로 전력차가 컸다. 그러나 젊은 미국은 준결승에서 소련을 4-3으로 이겼다. 결국 최종전에서 핀란드마저 4-2로 제치고 빙판의 기적을 만들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미국팀을 지휘한 허브 브룩스(작고)는 국민적 영웅이 됐고, 후에 NHL 사령탑까지 맡았다.

○2 복싱 사상 최대 이변

1990년 2월 도쿄에서 벌어진 헤비급매치 마이크 타이슨과 제임스 더글라스전은 일방적인 경기가 예상됐다. 타이슨을 이길 선수는 없었다. 그는 무적이었다. 이 경기는 2년 동안 헤비급 챔피언을 유지한 타이슨에게 에번더 홀리필드전을 앞둔 일종의 웜업 경기였다. 도박사들은 더글라스의 승리를 41-1로 예상했다. 승산이 없는 경기였다. 그러나 예상을 뒤엎은 이 경기에서 타이슨은 더글라스에게 10회 1분22초만에 TKO패로 헤비급 통합타이틀을 빼앗겼다.

10년 넘게 계속되던 알렉산더 황제의 지배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2000시드니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슈퍼헤비급에서 올림픽4연패에 도전하던 알렉산더 카렐린(러시아)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건 가드너(미국). [스포츠동아DB]


○3 매트의 반란

2000년 시드올림픽 그레코로만 레슬링 슈퍼헤비급에서 미국의 룰론 가드너가 러시아의 알렉산더 카렐린을 꺾은 이변이다. ‘러시아의 곰’,‘정복자 알렉산더’로 통했던 카렐린은 88년 서울, 92년 바르셀로나, 96년 애틀랜타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국제경기에서 단 한번도 패하지 않았던 매트의 지존이었다. 미대학 레슬링대회에서조차 4위에 머물렀던 가드너는 결승전에서 카렐린을 1-0으로 누르고 파란을 일으켰다.

○4 들고양이에 좌초한 거함

미국대학농구 NCAA 토너먼트 사상 최하위 시드로 우승을 거둔 팀이 펜실베이니아에 소재한 빌라노바 와일드캐츠다. 1985년 지역 8번 시드를 배정받은 빌라노바는 예상외로 우승후보 노스캐롤라이나마저 누르고 파이널 포에 진출했다. 준결승전에서 멤피스 스테이트를 꺾은 뒤 전년도챔피언이며 센터 패트릭 유잉이 버틴 조지타운 호이야스(불독)와 만났다. 조지타운이 10점차 우세였다. 그러나 빌라노바는 78.6%%의 높은 야투율로 조지타운을 66-64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5 승리를 장담한 쿼터백

현 NFL의 슈퍼볼은 제3회 대회 때부터 시작됐다. 종전까지는 NFL에 대항한 AFL이 존재해 서로 다른 챔피언십 게임을 했다. 1970년 양 리그가 통합되면서 진정한 슈퍼볼이 출범했다. 슈퍼볼에 격돌한 팀은 뉴욕 제츠-볼티모어 콜츠(현 인디애나폴리스 콜츠). 도박사들은 콜츠의 18점차 우세를 점쳤다. 그러나 경기 전 제츠의 쿼터백 조 네이머스는 승리를 장담했다. 네이머스의 활약으로 제츠는 콜츠를 16-7로 누르고 슈퍼볼 사상 최대 이변을 일으켰다.

○6 작전으로 일군 NCAA 우승

나이지리아에서 미국으로 유학 와 휴스턴 대학에 진학한 센터 하킴 올라주원은 단 한번도 NCAA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올라주원의 휴스턴은 1983년 NCAA 토너먼트 결승에서 노스캐롤라이나 스테이트를 만났다. 센터 올라주원 가드 클라이드 드렉슬러가 버티는 휴스턴의 압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휴스턴에는 아킬레스건이 있었다. 바로 프리드로우가 형편없었다는 점. 노스캐롤라이나 스테이트의 짐 발바노 감독은 이 점을 이용해 파울작전으로 올라주원의 휴스턴을 54-52로 이기고 정상을 밟았다. 휴스턴은 올라주원과 드렉슬러가 있는 동안 3년 연속 파이널 포에 진출했지만 무관에 그쳤다.

○7 기적의 메츠

1969년 뉴욕 메츠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흔히 ‘미러클 메츠’라고 부른다. 역대 월드시리즈 사상 최대 이변으로 꼽힌다. 1962년에 창단된 메츠는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3전 전승으로 누른 뒤 정규시즌 109승을 거둔 우승 후보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4승1패로 누르고 팀 창단 이래 첫 월드시리즈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당시 메츠 마운드에는 후에 명예의 전당에 오른 톰 시버, 놀란 라이언이 있었다.

○8 이변이라는 경주마

미국에서는 경마도 일찍부터 스포츠로 자리잡았다. 1919년 샌포드 메모리얼 대회에서 ‘upset’으로 불린 경주마가 ‘맨 오 워’라는 말을 제치고 이변(upset)을 일으킨 게 10걸에 포함됐다. Upset은 우승확률 100-1이었고, 20세기 최고의 경주마로 꼽혔던 ‘맨 오 워’는 통산 21차례 레이스에서 딱 한번 졌다.

○90 오 마이 갓!

대학풋볼은 학교규모와 기량차이가 뚜렷하다. NCAA-IA와 NCAA-IAA는 기량차이가 월등해 정규시즌에 맞붙을 일이 없다. 풋볼명문들은 홈 개막전을 웜업겸해서 NCAA-IAA 대학을 초청한다. 2007년 랭킹 5위의 미시건 대학은 노스캐롤라이나에 소재한 애팔래치안 스테이트에게 34-32로 덜미를 잡혔다.

○10 작은 공의 이변

1950년대 골프의 슈퍼스타는 벤 호건이었다. 1955년 샌프란시스코 올림픽클럽에서 벌어진 US오픈에서 잭 플렉이 ‘레전더리 골퍼’ 호건을 18홀 연장전에서 3타 차로 누른 게 10대 이변에 올랐다.

LA|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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