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애프터]“세계챔피언된건데썰렁…언론무관심섭섭해요”

입력 2009-08-26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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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도인. [스포츠동아 DB]

“세계챔피언이 된 건데 어쩜 이럴 수가 있어요?”

볼링대표팀 강도인(대한볼링협회부회장·사진) 감독의 첫 인사에서 언론의 무관심에 대한 서운함이 묻어났다. 2006부산세계남자볼링선수권에서 남자볼링 사상 첫 금메달(3인조)을 조련한 강 감독은 우승 청부사의 명성을 다시 한 번 떨쳤다. 하지만 플래시 세례는 기억조차 가물가물. 오로지 볼링공이 맹렬히 핀을 때리는 소리만이 훈련장을 가득 채울 뿐이다. 남자대표팀의 맏형 공병희(38)는 “우리는 뭐 사고나 쳐야 (신문에) 나온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조명 받지 못하기에 이들의 동료애는 더 끈끈하다 강 감독은 “볼링이 개인종목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팀워크가 없으면 단체전에서 메달을 딸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단체전은 자신의 실수가 동료에게도 피해를 주기 때문에 부담감이 더 크다. 선수들 간의 믿음과 격려가 성적의 열쇠.

3일 오후8시에 미국을 출발한 대표팀. 한국에 도착하는 시각은 5일 새벽4시였다. 공중에서 증발한 4일. 이 날은 여자대표팀 손연희(텔룩스)의 25번째 생일이었다. 피곤했던 동료들은 비행기 안에서 쿨쿨. 약간의 서운함도 있었다. 스스로에게 건넨 최고의 선물, 금메달만 만지작만지작. 하지만 한국에 도착하자 깜짝 파티가 기다리고 있었다. 케이크까지 들고 공항에 마중 나온 소속팀 동료들. 대표팀 동료들까지 어우러져 한 바탕 축하세례가 이어졌다. 케이크에 촛불을 끄자, 고생했던 기억들도 연기와 함께 날아가 버렸다. 손연희는 “동료들에게 너무 고마웠다”면서 “국제대회 경험이 부족했지만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도, 서로 의지하고 아껴준 결과”라며 웃었다.

대구|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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