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한박주영,태극호‘넘버원킬러’

입력 2009-09-06 17:4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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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은 역시 해결사!’ 한국대표팀의 간판 골잡이 박주영이 5일 호주와의 친선경기 전반 4분 선제골을 터뜨린 뒤 ‘포효하는 사자’처럼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상암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박주영(24·AS모나코)이 허정무호 부동의 스트라이커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박주영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벌어진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4분, 이청용의 스루패스를 받아 낮고 빠른 오른발 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이른 시간 터진 박주영의 골로 기선을 제압한 한국은 이후 이정수와 설기현의 골을 묶어 마크 브레시아노가 1골을 만회한 호주를 3-1로 누르고 아시아 최강의 자존심을 지켰다. 허정무호 출범 이후 최근 25경기 무패행진(13승12무)도 이어갔다.

●허정무호 득점 1위, 출전시간 2위

박주영은 이날 79분을 뛰며 득점 말고도 과감한 중거리 슛과 상대 수비에 전혀 밀리지 않는 몸싸움, 번뜩이는 돌파와 칼날 패스를 선보이며 한국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이날 경기의 최우수선수(MVP)로 박지성이 선정됐지만 다수의 축구 전문가들은 “오늘 승리의 일등 공신은 박주영이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최근 그의 활약상에 “이제 박주영의 투 톱 파트너가 누가 될지 궁금할 뿐이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6월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과의 2010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부터 5경기에서 나온 7골 가운데 3골이 박주영의 발끝에서 터졌다. 황선홍의 뒤를 잇는 걸출한 스트라이커 부재에 시달렸던 한국축구와 허정무호에 그의 존재는 큰 의미를 지닌다.

박주영은 허정무호 출범 후 8골로 최다 득점자 자리를 굳게 지켰고, 출전시간은 917분으로 박지성(1073분)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박지성과 함께 대표팀 공격의 양대 축으로 우뚝 섰다.

●프랑스 진출 통해 한 단계 성장

박주영에게 터닝 포인트는 역시 프랑스 리그 진출이었다. 2005년 K리그 신인왕에 오른 뒤 한 동안 정체돼 있다는 평을 들었지만 새로운 도전을 통해 기술, 체력, 심리적인 부분에서 모두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스스로 “나는 프랑스에서는 용병이다”고 밝혔듯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면으로 부딪힐 수밖에 없는 새로운 환경이 성장의 밑거름이었다. 박문성 SBS 축구해설위원은 “프랑스 리그는 유럽 중에서도 굉장히 터프한 편에 속한다.

프랑스 진출 첫 시즌 말부터 높이와 몸싸움에서 두드러지게 나아졌다”고 평했다. 호주와의 경기에서도 박주영은 자신보다 한 뼘 이상 더 큰 장신의 상대 수비와 몸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박주영의 가장 큰 장기였던 빠른 두뇌회전과 순간적인 민첩함에 몸싸움 능력과 자신감까지 장착된 것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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