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4위…‘로이스터매직’또날다

입력 2009-09-24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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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이스터. 스포츠동아DB

조성환 손민한 부상…하위권출발로이스터‘긍정의 힘’ 상승세반전
롯데의 다큐멘터리 영화 ‘나는 갈매기’는 8월말 극장판 촬영을 종료했다. 그러나 촬영 팀은 22일 목동구장에 나타났다. DVD판을 위한 추가 촬영을 위해서였다. 4위 확정, 포스트시즌…, 롯데의 진정한 하이라이트는 아직 오지 않았을 수 있다. 9월23일 삼성이 SK에 패배함에 따라 ‘갈매기의 꿈’은 또 한번 이뤄졌다. 두 시즌 연속 ‘높이 나는 새’가 된, 롯데 갈매기는 얼마나 멀리까지 보고 있을까.

○로이스터가 꼽은 두 번의 고비

작년 3위 전력이 고스란히 건재했다. 여기다 FA 홍성흔을 잡았고, 마무리 애킨스가 가세했다. SK-두산과 3강을 이룰 것이란 중평이었다. 실제 시범경기를 13승1패로 출발했다. 그러나 4월 8승15패, 5월 11승15패. 6월5일 두산전 연장 11회 패배 직후 승패 차 -13(20승33패)까지 처졌다. 4월23일 SK전에선 캡틴 조성환이 얼굴에 공을 맞고 쓰러졌다. 용병 가르시아의 퇴출설까지 흘러나왔다. 에이스 손민한은 시작부터 고장 났고, FA 홍성흔은 기대치를 밑돌았다. 로이스터가 꼽은 첫 번째 고비였다. 시즌 스타트에 사활을 건 한국야구의 속성상, ‘롯데는 끝났다’란 비관론이 내부에서조차 돌았다.

그러나 최악의 순간에서 로이스터 최대의 미덕인 ‘긍정의 힘’이 전파됐다. 6월6일부터 6연승. 순위는 꼴찌에서 5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6월 16승9패, 7월 15승6패. 4-5월의 악재들은 전부 호재로 반전됐다. 김주찬 강민호 박기혁의 줄부상이 터졌지만 이 타이밍에서 김민성 박정준 이인구 장성우 등이 혜성처럼 등장해 롯데를 구원했다.

8월 말 손민한이 다시 쓰러졌고, 정수근 사태로 팀이 뒤숭숭한 와중에 9월초까지 5연패를 당했다. 두 번째 위기였다. 그러나 9월12-13일 삼성전을 모조리 이겨 기사회생했고, 22일 히어로즈에 질 때까지 6연승을 내달렸다. 2009년 롯데 사전에 ‘포기’란 말은 없었다.

○2009년 4강이 더 가치 있다

롯데의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은 1991-1992년, 1999-2000년에 이어 역대 3번째. 로이스터는 “자랑스럽다. 그 이유 때문에 내가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특히 “2008년 3위보다 2009년 4위가 더 보람 있다”고 했다.

“1-2군 선수를 골고루 썼고, 악조건에서 선수들이 악착같이 해줬기 때문”이란다. 손민한의 공백을 조정훈-장원준-송승준이 메웠고, 임경완이 부활했으며 2군 선수들은 베스트를 다했다. 아직도 로이스터는 “배장호처럼” 롯데 선수의 잠재력을 다 파악하지 못했음을 고백했다. 롯데 선수들은 로이스터를 만나 패배의식을 씻었다. 훈련보다 관리. 정신력보다 집중력. 기세보다 시스템. ‘로이스터 방식’이 롯데에서 정점을 찍는 듯하다.

○로이스터 감독=포스트시즌 진출을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코치들과 함께 지켜봤다. 너무나도 기쁜 밤이다. 함께 고생했던 선수들과 코치, 프런트에게 감사하다. 무엇보다 열렬히 롯데를 응원해주시는 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우리 모두가 MVP다.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두산은 아주 좋은 팀이기에 그들을 이기기 위해선 우리가 최선을 다해 최고의 플레이로 싸워야만 한다. 이제부터는 오로지 포스트시즌에만 집중하겠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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