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에 씻겨간 홈런과 환호.’ 두산 김현수가 2회초 SK 카도쿠라를 상대로 선취점을 올리는 우월 솔로 홈런을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그러나 후속타자 김동주 타석 때 우천으로 중단된 경기는 결국 1시간 19분만에 취소됐고 김현수의 홈런도 함께 사라졌다. 문학 | 김종원 기자 rush@donga.com
PO5차전비로노게임…홈런무효SK-두산오늘문학구장서재충돌
플레이오프 5차전이 비로 노게임이 선언됐다. 김현수의 홈런포도 빗물에 씻겨 날아가 버렸다. 3년째 가을잔치에서 맞붙는 SK와 두산. 21세기 들어 가장 뜨거운 라이벌로 자리잡은 이들의 승부열기를 식히려는 하늘의 뜻이었을까. 13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09 CJ마구마구 플레이오프 5차전은 두산이 1-0으로 앞선 2회초 폭우로 중단되면서 ‘노게임’이 돼버렸다.
1회말 종료 무렵부터 내리기 시작하던 비는 2회초에 들어서자 거세지기 시작했다.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두산 4번타자 자리를 처음 꿰찬 김현수는 선두타자로 나서 SK 선발투수 카도쿠라를 상대로 볼카운트 1-2에서 4구째 몸쪽 높은 직구(시속 143km)를 통타했다. 타구는 문학 하늘의 비를 뚫고 솟구쳐 커다란 무지개를 그렸다. 그리고는 오른쪽 폴 안쪽 외야 관중석에 안착했다. 선제 솔로홈런.
그러나 빗줄기는 더욱 거세졌다. 결국 5번 김동주 타석 때 볼카운트 1-0에서 도저히 게임을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한 최수원 주심은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오후 6시 26분. 잠시 빗줄기가 가늘어져 그라운드를 정비하며 경기 재개를 준비했으나 재차 폭우가 쏟아지면서 결국 1시간 19분이 지난 7시 45분 노게임이 선언되기에 이르렀다. 포스트시즌 사상 11번째이자, 플레이오프 사상 4번째 우천순연. 경기에 돌입한 뒤 노게임이 선언된 것은 1998년 삼성-LG의 플레이오프 1차전(4회) 이후 역대 포스트시즌 2번째다.
5차전은 14일 오후 6시 문학에서 펼쳐진다. 두산은 세데뇨, SK는 채병용으로 선발투수를 교체해 예고했다. 이로써 포스트시즌 모든 일정도 하루씩 뒤로 미뤄지게 됐다.
문학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